▶ 금융위, 채무조정안 확정
▶ 연체 채권 9.5% 가격에 사들여
▶ 원금감면율 최소 80% 이상으로
▶ 새출발기금과 통합 운영도 검토
▶ 업계선 “시장가 절반 불과” 불만
정부가 코로나19 시기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 가운데 3년 이상 연체된 1억 원 미만 채권 5조4,000억원에 대한 빚 탕감에 나선다. 현재 최소 80% 이상의 원금을 감면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5,0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장기 연체 채권 특별 채무 조정 사업과 관련해 국회에 이 같은 세부 계획을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 시기 대출을 받아 2023년 6월 이전부터 현재까지 연체가 지속되는 소상공인의 채무를 적극 조정해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 당국은 이번 특별 채무 조정의 대상을 1억원 미만의 채권으로 설정했다. 금융위는 전체 매입 규모를 개인사업자 보유분 5조1,000억원에 법인 등 보유분 3,000억원을 더해 총 5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들 연체 채권을 액면가의 평균 9.5% 수준에서 매입할 계획이다. 5조4,000억원의 채권을 평균 9.5% 수준의 가격에 사들이면 소요되는 재원은 5,000억원 안팎이다. 내년에 편성된 예산 규모와 엇비슷하다.
이번 특별 채무 조정의 원금 감면율은 최소 80% 이상으로 잡았다. 정부가 앞서 “코로나19 위기 당시 공동체를 위해 피해를 감수한 소상공인들에게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소상공인 채무 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보다 원금 감면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현재 새출발기금은 채무자의 변제 능력에 따라 원금을 최대 80%까지 감면해주고 있으며 기초수급자·취약차주 등에 대해서는 최대 90%의 감면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채권 매입 가격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번 매입 대상으로 삼은 3년 연체 채권은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액면가의 20%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설정한 매입가율 9.5%는 시장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2022년 말 출범한 새출발기금은 당시 무담보 채권의 매입가율 범위를 0~35%로 설정한 바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차주의 신용등급과 연령, 채권 상태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통상 3년 연체 채권은 액면가의 20% 초반대에서 거래된다”며 “평균 매입가율 9.5%가 현실화될 경우 새도약기금 출범 때와 유사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 채권을 액면가의 5% 수준에서 매입하겠다고 밝혀 업권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연체 채권을 싸게 팔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업체 입장에서 절반에 파는 것은 배임의 소지도 있다”고 전했다.
국회 보고 과정에서는 “특별 채무 조정 프로그램을 새출발기금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매입 대상 기준과 원금 감면율에는 차이가 있으나 두 사업 모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빚 부담을 덜어주는 채무 조정 사업인 만큼 별도 운영하기보다 통합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도 새출발기금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출발기금의 사업 기간도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새출발기금 신청 기간은 올해 말까지며 정부는 내년 새출발기금 사업 예산으로 2,000억원을 편성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산 2,000억원은 올해 말까지 신청된 건을 소화하기 위한 금액이며 사업 연장을 위한 금액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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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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