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몰리는 원자재
▶ 전기동 사상최고… 아연 저점비 33%↑
▶ 금·은 등 귀금속까지 동반 상승행진
▶ 공급난에 AI 인프라 투자 수요 확대
▶ 중동불안·약달러가 금리 부담 상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과 은 등 귀금속부터 구리와 아연 등 산업 금속까지 가격이 일제히 뛰는 ‘메탈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가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지정학적 불안과 원자재 공급 우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금속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3개월물 전기동 가격은 9일 기준 톤당 1만4,767.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장중에는 1만4,858.5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해 3월 1만1,929.50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가격은 저점 대비 23.8% 오른 상태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구리 가격도 이날 파운드당 6.85달러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구리뿐만이 아니다. 귀금속 시장에서도 동반 랠리가 나타났다. COMEX 12월물 금 선물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0.19% 떨어진 트로이온스당 4,452.1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보다는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3,827.90달러)에 비하면 16.3% 높은 수준이다. 은 역시 온스당 68.05달러에 거래됐으며 이달 들어 60달러 중후반대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플래티넘(백금)은 전날 3.55% 상승한 1,919달러를 기록했고 이날도 1,894.40달러로 월 초 대비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 중이다.
특히 은과 플래티넘의 상승률이 금을 크게 웃돌면서 금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귀금속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점은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금속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 실망감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84% 수준으로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금리 상승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달러 약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부담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과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금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약세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구리는 공급 측 요인이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이 정제 구리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구리 실물 물량이 미국 내로 몰려 다른 지역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구리 수요 확대 기대도 가격을 밀어 올렸다.
구리를 제외한 산업 금속도 강세다. 아연은 전날 전 거래일 대비 0.76% 상승한 톤당 4,052.50달러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3월 말 저점인 3,042달러와 비교하면 33.2% 급등했다.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로 현물 공급이 빠듯해진 것이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ETF CHECK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1개월간 ‘ACE KRX금현물’에는 651억원이 순유입됐다. ‘KODEX 금액티브’에도 144억원이 들어왔고 ‘PLUS 금채권혼합’ 129억원, ‘SOL 국제금’ 86억원, ‘TIGER KRX금현물’ 41억원 등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들 5개 상품에 유입된 자금만 총 1,051억원에 달했다. 금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금 투자 수요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중동 정세와 미국의 구리 관세정책,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메탈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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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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