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보라 신경과 교수가 알츠아이머병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 주사를 맞으면 치매가 낫는 건가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윤보라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치료제(레카네맙)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환자들에게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미 떨어진 인지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고도 말했다.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 환자가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독립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치료의 목표라는 것이다. 레카네맙은 임상시험 3상에서 18개월 투여했을 때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27% 늦췄다.
윤 교수는 “레카네맙 치료는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대상”이라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60세 이상은 전국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실제 검진을 받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윤 교수는 “나이 들어서 그렇다고 기억력 감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본인이 잊어버렸다는 사실조차 잊는 바람에 오히려 기억력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억이 똑같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 새로 접한 정보부터 먼저 잊어버리는 것이 치매의 특징”이라며 “방금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어제나 그제 있었던 일을 전혀 떠올리지 못한다면 단순한 건망증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레카네맙 주사는 어떤 환자가 맞습니까.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요.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도 있고,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되는 치매도 있습니다.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병에 씁니다.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특정 단백질(베타아밀로이드, 타우)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손상·소실되는 질환인데, 레카네맙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해요. 다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됐어도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한 환자는 치료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맞아야 합니까.
“임상 3상에서 검증된 표준 치료는 18개월 동안 2주 간격으로 정맥에 투여하는 방식이에요. 치료를 받으면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가 평균 약 70% 감소하고, 상당수 환자에서는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정상 범위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정상 범위에 도달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축적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의료진과 인지기능 변화,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치료 중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없습니까.
“뇌혈관에 쌓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 밖으로 체액이나 적혈구가 새어나와 뇌부종이나 미세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요. 치료 초반, 특히 투약 시작 후 6개월 이내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주사를 맞기 시작한 뒤 1·2·3·6개월 째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작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알츠하이머병 위험 유전자(ApoE4)를 갖고 있는지인데, 한국·일본·싱가포르인을 추적한 연구에서 뇌부종 발생률이 약 6%, 미세출혈 발생률이 약 14%로 전체 발생률(약 21%)보다 낮다고 보고됐어요. 또 MRI에서 뇌부종이나 미세출혈이 확인되더라도 대부분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하며, 투약을 일시 중단하거나 용량·투여 간격을 조절하면 대부분 호전됩니다.”
-치료 중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합니까.
“가장 중요한 건 주사와 MRI 검사 일정을 빠짐없이 지키는 거예요. 두통, 시야 이상, 어지럼증처럼 부작용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특히 항응고제나 혈전용해제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 미리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레카네맙 치료 중 뇌부종이나 미세출혈이 발생한 상태에서 이런 약물을 쓰면 출혈이 더 커지거나 증상이 악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할 때도 알츠하이머병 항체치료제를 투여하고 있다고 먼저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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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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