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시스템 오류설 부인
▶ 재시험 기준 비공개에 한인 등 불만 확산
캘리포니아주 차량등록국(DMV)이 이미 운전면허를 취득한 운전자 약 1만1,000명에게 필기시험 재응시를 요구한 사태(본보 7월6일자·14일자 A1면 보도)와 관련해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시험 결과 패턴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초 제기됐던 DMV 내부 시스템 오류나 인공지능(AI) 관련 문제가 아니라 응시자들의 시험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 징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5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DMV는 이번 재시험 통보 사태와 관련해 제기된 내부 기술 오류 및 인공지능(AI)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DMV 대변인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이번 시험 결과의 이상 징후는 DMV의 내부 기술적 문제나 AI 때문이 아니라 응시자와 관련된 문제라고 밝혔다.
DMV 측은 자체 내부 모니터링 과정에서 일부 응시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 절차를 우회하려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패턴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이상 징후로 판단됐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기법의 기밀성과 시험 절차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DMV는 통지서를 받은 모든 운전자가 부정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일부 사례는 지역 검찰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DMV가 재시험 대상 선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정상적으로 시험을 통과한 운전자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상자들은 자신이 왜 재시험 대상이 됐는지조차 모른 채 다시 시험을 치러야 하고, 재시험에 응하지 않거나 불합격하면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어 불만과 불안감을 함께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한인 운전자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LA타임스는 지난해 7월 위티어 DMV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했던 한인 여성 김지원씨가 최근 재시험 통보를 받은 뒤 풀러튼 DMV에서 재시험을 치렀지만 불합격해 현장에서 면허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남편 다니엘 김씨는 “시험 당시 감독관이 아내의 바로 뒤에서 계속 지켜보는 바람에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지원씨는 “당장 내일부터 출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자신이 왜 재시험 대상이 됐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자신의 한국 이름이나 이민자 신분이 대상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본보가 14일 보도한 이수경씨 사례도 비슷하다. 이씨는 재시험 통지서를 뒤늦게 확인해 기한을 넘긴 사실을 알고 서둘러 재시험을 예약했지만, 면허 취소 여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시험을 치를 때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다가 15일 합격하고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재시험에 가까스로 합격한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새크라멘토에서 재시험을 치른 데이빗 스펙트는 첫 시험을 너무 빨리 끝낸 것이 이상 징후로 분류된 것 같다고 추측하며 “시험을 빨리 치르거나 내용을 잘 아는 사람까지 불이익을 받는 시스템이라면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시험에 합격한 샘 버긴도 첫 시험 당시 착용했던 애플워치와 소지했던 아이패드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며, “응시자들이 어떤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DMV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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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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