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원 블루앵커 재정보험 전문 에이전트
2026년 들어 미국 보험 당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보험감독자협의회(NAIC)는 올해 ‘Life Insurance and Annuities Illustrations Working Group’을 가동하고, 인덱스 어뉴이티의 일러스트레이션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발단은 NAIC가 자체 실시한 실태조사였다. 상위 25~30개 대형 어뉴이티 보험사들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60% 이상이 연 11~25% 범위의 가상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었으며, 한 보험사는 무려 연 27%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같은 조사에서 규제 당국이 기준점으로 제시한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이 8~9%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숫자가 단순한 광고 과장이 아니라 현행 규정상 허용된 방식으로 산출됐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장에는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광고, 이를테면 ‘7년 만에 원금이 두 배가 된다’는 식의 화려한 도표가 넘쳐난다. 하지만 눈에 띄는 수익률 숫자일수록 그 이면의 가정을 따져봐야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Volatility Control Index’라 불리는 전략이 있다. 최근 수년 사이 대형 보험사들은 여러 글로벌 금융기관과 제휴해 독자 설계한 복합 지수(Proprietary Index)를 출시하고, 이를 인덱스 어뉴이티의 이자 크레딧 전략으로 채택해 왔다. 이 지수들은 변동성을 연 5% 내외로 통제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옵션 매입 비용이 S&P 500에 비해 현저히 낮고, 그 결과 보험사는 200~380%에 달하는 높은 참여율(Participation Rate)을 제시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구조적으로 나름의 논리가 있다. 문제는 이 지수들의 실제 운용 역사가 대부분 10년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부 Volatility Control전략의 경우, 정식 산출 개시일조차 불과 10년 전후이며, 일러스트레이션에 활용되는 과거 데이터의 상당 부분은 실제 운용 실적이 아닌 ‘Backtest’다. Backtest’란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과거 데이터에 전략을 역으로 대입하는 시뮬레이션으로, 시험이 끝난 뒤 정답지를 보고 전략을 짜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실제로 Volatility Control지수들은 시장 급등락 시 자동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이나 현금으로 이동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어, 급락 이후 초기 반등 국면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2년처럼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이 전략이 특히 취약했고, 고점 참여율에 기대했던 이자 크레딧이 실제로는 매우 낮거나 0%로 귀결된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그리고 신규 Volatility Control전략과 S&P 500 전략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하나 있다. S&P 500은 한 세기에 가까운 미국 주식시장의 실증 데이터에 뒷받침된 지수인 반면, 신규 Volatility Control전략은 지수 자체의 운용 역사가 10년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검증되지 않은 짧은 역사 위에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얹힐수록, 실제 성과와의 괴리는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덱스 어뉴이티를 선택할 때, 신규 Volatility Control 전략의 일러스트레이션 수치가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해당 지수의 실제 운용 연혁을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한다. 운용 기간이 10년 안팎에 불과하다면 일러스트레이션의 상당 부분은 백테스트 데이터에 기반한 가상의 숫자다. 이러한 신규 전략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전체 납입금의 일부만 배분하고, 나머지는 S&P 500처럼 검증된 전략과 혼합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러스트레이션의 숫자는 미래 수익을 약속하지 않는다. 상품의 구조와 지수의 실제 역사를 함께 짚어보고, 이를 명확히 설명해 줄 수 있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습관이 노후 자산 보호의 첫걸음이다. 은퇴 자산은 단기간의 최고 수익률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이해할 수 있는 전략인지, 그리고 예상과 다른 시장 환경에서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의 (626)456-1256
garden@blueanchor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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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렵게 느껴지셨다면 제 설명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다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 글의 결론이 아닙니다. 본문 상품은 시장이 하락해도 원금은 보호되며 보장되지 않는것은 '수익률'입니다. 지수 연동형은 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 구조인데, 이를 보장으로 착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고, 반대로 정해진 기간 확정이율이 적용되는 유형 (MYGA 등)도 따로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 숫자가 아니라 각 상품의 구조를 제대로 알고 '나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과는 보장도 아무도 모른다는 결론을 엄청나게 힘든용어로 설명하시는데 수고하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