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정책 중간선거 쟁점 부상
▶ 고물가·고금리에 악화된 민심겨냥
▶ 200만불 이하 주택 비과세 추진도
▶ 민주 진보세력은 ‘부자 증세’ 맞불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지난해 11월 21일 당석 직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본이득세 인하를 비롯한 대대적인 추가 감세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고물가와 고금리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감한 세제 혜택으로 표심을 달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은 이른바 민주사회주의자들을 필두로 부유층을 겨냥한 고강도 증세안을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선거를 앞두고 정가의 ‘세금 전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새로운 인센티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지금부터 중간선거까지 훨씬 더 많은 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검토되는 방안은 자본이득세 부담을 낮추고 주택 매각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조치로 알려진다. 이날 인터뷰를 진행한 래리 커들로 전 NEC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자본이득세를 물가에 연동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즉 자산 매각 차익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대신 인플레이션에 따른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이득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200만 달러(약 28억 원) 이하 주택을 매각할 경우 자본이득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커들로 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가지 방안 모두에 관심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에도 이 같은 제도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최근 공화당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높아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입한다면 감세 효과는 자산가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관련 제도를 도입하면 소득 상위 0.1%는 평균 약 35만 달러의 세금을 덜 내는 반면 하위 20%에는 사실상 돌아가는 몫이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감세 효과가 고소득층에 집중된다는 관측이다. 이에 ‘부자 감세’ 논란으로 정치적 역공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그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추진 중인 고가 세컨드 하우스 과세안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뉴욕의 ‘피에아테르세’에 대해 “위험한 정치적 실험은 위대한 도시를 파괴할 것”이라며 “연방정부가 재앙을 막을 법적 권한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어로 ‘땅에 둔 발’을 뜻하는 피에아테르는 도심에 마련된 세컨드 하우스를 의미한다. 맘다니 시장이 추진한 소유주가 실거주하지 않는 500만 달러 이상의 고가주택에 추가 과세하는 방안은 지난달 1일부터 발효됐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부자 증세’를 핵심 의제로 끌어올리며 맞서고 있다. 지역 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은 부유세 신설 등 강경 정책을 내걸고 있다. 부유층의 세 부담을 높이는 대신 서민층의 세 부담을 줄이고 인프라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공약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워싱턴주는 연소득 100만 달러 초과분에 9.9% 세율을 부과하는 ‘백만장자세’가 3월 주의회를 통과했다. 콜로라도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또 다른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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