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원 블루앵커 재정보험 전문 에이전트
요즘 tvN 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 눈길을 끈다. 어렵게 건물주가 된 주인공이 빚과 현실적인 압박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극적인 설정이지만 한 가지 질문은 현실의 은퇴자에게도 남는다. 건물이 있으면 정말 은퇴가 편해지는 것일까.
미국에 사는 한인 시니어들과 은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상당히 강하다. 평생 모은 돈으로 집을 마련하고, 여유가 생기면 또 다른 주택이나 상가를 사서 임대소득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부동산이 제일 안전하지”라는 말은 오랜 이민 생활을 해온 한인들에게 익숙하다.
물론 부동산은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은퇴 후 그 자산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신경이다. 세입자에게 연락이 오고, 건물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를 해야 한다. 공실이 생기면 새 세입자를 찾아야 하고 보험료와 재산세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 젊을 때라면 투자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지만, 70대와 80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은퇴 후에는 돈을 버는 것만큼 신경 쓸 일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동산을 많이 가진 은퇴자일수록 부동산과 성격이 다른 자산을 하나쯤 갖추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에서 임대료를 받으려면 세입자가 있어야 하고 건물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반면 연금은 가입할 때부터 “얼마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가”를 정해 놓을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계약을 제대로 설계해 놓으면 이후에는 계약에 따라 소득을 받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어뉴이티(Annuity), 즉 연금이다. 특히 은퇴 후 생활비의 한 축을 평생 받도록 설계하는 Income Annuity는 부동산과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65세에 10만 달러를 넣고 5년 후인 70세부터 소득을 받는다면 연간 약 $12,200수준의 평생소득이 설계될 수 있다. 95세까지 산다면 누적 수령액은 약 $317,000이 된다.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생활비가 계속 들어오는가”라는 질문이다. 노후의 큰 위험 가운데 하나는 돈보다 오래 사는 것이다. 평생소득은 이 장수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물론 모든 자산을 연금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평생소득은 유동성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자산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MYGA는 일정 기간 안정적인 금리로 운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고, FIA는 원금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시장지수와 연계된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품 이름보다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부동산은 자산으로 보유하고, 일부 자산에서는 평생 필요한 소득을 만들고, 또 다른 자산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이다.
은퇴설계는 자산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자산이 나에게 얼마나 많은 일을 시키고 있는가도 봐야 한다.
평생 일해서 만든 부동산이 은퇴 후에도 계속 나에게 일을 시킨다면 자산은 많아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부동산은 그대로 보유하면서 일부 자산을 관리 부담이 적은 소득원으로 바꿔 놓는다면 은퇴생활은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한 번쯤 질문을 바꿔볼 때다. “내가 가진 자산은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그다음에는, “그 자산 때문에 내가 계속 신경 써야 하는 일은 얼마나 많은가?” 어쩌면 은퇴 이후의 진짜 부자는 자산이 가장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소득은 꾸준히 받고 불필요한 걱정은 줄여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문의 (626)456-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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