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나 형제·자매가 위암을 앓았다면 위암 발병 위험이 약 2.9배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이 중요합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광명시 중앙대광명병원에서 만난 김형호 외과 교수는 “조기 위암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소화불량으로 간과하기 쉬워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여도 40세 이상에선 2년 간격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에서 진행한 관찰 연구 결과, 내시경 검진을 받은 사람은 위암 사망 위험이 약 47% 낮았다.
위암 수술을 8,000례 이상 집도한 김 교수는 “위암 수술 방법은 종양의 위치와 병기, 필요한 절제 범위,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며 “로봇수술 역시 최소침습수술 방법 중 하나로 봐야지, 모든 환자에게 더 좋은 수술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5년 국제학술지(Discover Oncology)에 실린 메타분석 연구를 보면 로봇수술군은 수술 중 출혈량이 평균 27㎖ 적고 입원 일수도 하루 적었으나, 사망률과 장기 생존율에서는 복강경수술군과 차이가 없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위암 환자 총 1,055명(로봇수술군 547명, 복강경수술군 508명)을 분석한 결과다.
그는 이어 “위를 상당 부분 잘라내더라도 위와 소화기관이 적응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식사량이 상당 부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 중에는 92세에도 수술을 무사히 마치신 분도 있어 나이 때문에 수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기 위암 치료는 어떻게 합니까.
“조기 암이면 간단한 시술로 다 끝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조기 위암이라도 종양이 점막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점막하층까지 침범했다면 림프절 등으로 전이될 위험이 많게는 30%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시경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는 병변인지, 수술이 필요한 병변인지를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통상 암세포가 점막하층까지 침투했거나, 세포의 악성도가 높고 궤양을 동반한 경우, 혹은 크기가 3㎝ 이상인 경우에는 전이 위험을 고려해 수술을 권합니다.”
-위를 잘라내면 삶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수술 부위나 환자마다 편차가 있지만 위는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위를 상당 부분 잘라낸다 하더라도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식사량이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어요. 국내 위암 수술 사망률은 0.6%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고, 과거에는 80대라고 하면 지레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병원마다 노인 수술을 지원하는 전문 센터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연령 자체만으로 수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 수술법을 선택할 때 뭘 고려해야 합니까.
“개복수술이 무조건 낡은 방식은 아닙니다. 개복수술은 광범위한 침윤이나 심한 유착, 출혈·폐색 같은 응급 상황에선 여전히 중요한 방법이에요. 수술 방법을 선택할 때 중요한 건 종양 위치와 병기, 환자 상태, 그리고 수술팀 숙련도예요. ‘로봇수술이 비싸니까 더 좋겠지’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로봇수술이 복강경수술보다 더 안전하거나 장기 생존율을 높인다고 볼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로봇수술이 수술 중 출혈량을 평균 27㎖(소주잔 절반 안팎) 줄인다고 나왔지만 임상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려워요.”
- 수술하면 위는 얼마나 잘라냅니까.
“위를 전부 제거하면 음식 저장과 위산 분비 기능이 사라지게 돼요. 그래서 한 번에 먹는 양이 크게 줄고 체중 감소, 빈혈, 비타민 B12 결핍, 식후 저혈당이 오는 덤핑증후군을 겪게 되죠. 반면 위를 일부 보존하면 소화 경로와 저장 기능이 남아 영양 유지에 더 유리합니다. 그러나 위 기능 보존의 절대적인 전제 조건은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는 거예요. 따라서 림프절 전이 위험이 낮고 충분한 절제 범위를 확보할 수 있는 조기 위암이 기능 보존 수술 대상이 됩니다. 미만성으로 넓게 퍼진 암은 위전절제(위 전체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를 고려해야 해요.”
-위암 가족력이 있으면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직계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다면 위암 발생 위험이 약 2.9배 높습니다. 유전 요인뿐 아니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나 식습관처럼 가족이 공유하는 환경 요인도 위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특히 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을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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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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