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래 최대 업그레이드
▶ 1만8,000석 전체 감싸는 몰입형 공간 음향 구축
▶ “어디서나 최상의 사운드”

최첨단 음향 시스템을 갖춘 할리웃보울 메인 무대. [할리웃보울]
LA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야외 공연장인 할리웃보울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음향 시스템을 도입하며 개관 이후 가장 대대적인 사운드 혁신에 나섰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웃보울은 올 여름 시즌부터 프랑스 음향 전문기업 L-어쿠스틱스가 개발한 AI 기반 음성 분리 기술 ‘소스 인텔리전스’와 차세대 스피커 시스템 ‘L 시리즈’, 그리고 몰입형 공간음향 플랫폼 ‘L-ISA’를 새롭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음량을 키우는 수준을 넘어 공연장의 음질과 공간감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이를 “한 세대 만에 이뤄진 가장 큰 음향 혁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AI를 활용한 ‘소스 인텔리전스’다. 이 시스템은 무대 위 모든 마이크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컬만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기존 공연에서는 드럼 소리나 기타 앰프 소리 등이 보컬 마이크에 함께 섞여 들어가는 것이 불가피했지만, AI가 이를 자동으로 제거해 더욱 선명한 음성을 제공한다.
L-어쿠스틱스에 따르면 이 기술은 최대 40데시벨 수준의 불필요한 소음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경쟁 기술보다 약 20데시벨 이상 향상된 성능이다. 할리웃보울의 수석 음향 디자이너 프레드 보글러는 “이제는 마이크에 기타 앰프나 드럼 소리가 거의 들어오지 않고 보컬만 남는다”며 “덕분에 가수의 목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설치된 L1 스피커 시스템도 주목된다. L-어쿠스틱스가 1993년 현대식 라인 어레이 스피커를 개발한 이후 가장 큰 설계 변화가 적용된 제품으로, 기존 K 시리즈보다 크기는 약 30% 줄었지만 출력은 더 강력해졌다.
특히 약 1만8,000석 규모의 할리웃보울은 가장 뒷좌석이 무대에서 약 400피트 떨어져 있어 객석 위치에 따라 음량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오랜 과제였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앞좌석과 뒷좌석 간 음량 차이가 최대 6~9데시벨에 달했지만, 새 시스템은 이를 약 3데시벨 수준으로 줄였다. 로랑 바이시에 L-어쿠스틱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장 높은 좌석에서도 마치 무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또 다른 핵심은 몰입형 공간음향 시스템인 L-ISA다. 할리웃보울은 창립 10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연장 전체를 감싸는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L-ISA는 공연장의 전체 좌석 전역에 배치된 스피커를 활용해 입체적인 공간 음향을 구현한다. 오케스트라 공연 시에는 야외 공연장을 실내 콘서트홀처럼 느끼게 할 수 있으며, 팝 콘서트에서는 특정 악기나 보컬을 공간 속 원하는 위치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L-어쿠스틱스 측은 이번 설치가 물리적 규모 기준으로 세계 최대 수준의 몰입형 음향 시스템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글러는 “기술이 스스로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더 풍부한 소리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시스템을 끄면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22년 설립된 할리웃보울은 현재의 반원형 쉘 구조가 지난 2004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완성됐으며, 같은 해부터 L-어쿠스틱스와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K1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세계 최초로 L1 시스템을 상용 운영하는 공연장이 됐다.
올여름 할리웃보울에서는 130회가 넘는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모든 투어 아티스트가 별도의 자체 음향 장비 없이 공연장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업그레이드가 AI와 공간음향 기술을 활용해 더욱 정교하고 몰입감 있는 공연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브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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