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K조선 경쟁력 거듭 언급
▶ 미, 국내 3사에 전투함 정보요청
▶ 23일엔 한미조선협력센터 문열어
▶ 해외 건조 금지법 예외 허용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 업체와 협력은 물론 외국에서 군함 건조를 허용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1,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내 조선 업체들이 수년간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행하며 쌓아올린 신뢰가 신조 분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등 조선 3사는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올해 3사 합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보는 가운데 마스가는 신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 해군력 증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아마 한국과 다른 지역에서 오는 기업들 몇몇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밝혀 국내 조선소와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 측 신규 군함 건조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국이)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직접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해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국내 조선 3사에 전투함 및 급유함 관련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내고 이들 회사는 함정 설계·건조 역량과 생산능력 등을 미국 측에 회신하기도 했다. RFI는 정부가 사업 계획 수립을 위해 가격, 인도 조건 등을 파악하는 절차다. 마스가 선언 이후 미국이 RFI 형식으로 국내 조선사에 실질적인 함정 건조 역량을 문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달 23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기로 한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참석하는 방안이 조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선박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려면 원칙적으로 해군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를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의 예외가 필요하다. 정부와 조선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과의 조선 협력 의지가 확고한 만큼 행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등에서 군함 건조의 길을 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소는 이미 미군 함정 MRO를 통해 상당한 신뢰 자본을 형성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2024년 8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호 MRO를 처음 따냈고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 ‘앨런 셰퍼드’함의 정비를 마치면서 미군 MRO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월 미국 비거마린그룹과 미 해군 MR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중견 조선사인 HJ중공업도 올 초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었다.
일각에서는 한화 필리조선소와 HD현대와 한화의 울산·거제조선소 등이 역할을 분담해 미 군함을 수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국내에서 수백 개의 블록을 동시에 제작하고 필리조선소는 최종 조립 기지가 되는 형태다. 필리조선소는 2024년 한화오션이 1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했는데 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군의 핵심 공급 기지 역할을 했고 세계 최초의 이지스함인 ‘USS 타이콘데로가’함의 퇴역 후 해체를 담당해 군함 건조 역량도 축적돼 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를 투자해 도크 2곳과 안벽 3곳을 추가하고 자동화·스마트조선소 기술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선박 생산능력을 최대 20척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를 통해 “한화가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자리를 잡은 것은 과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현실로 만든 사례”라고 평가하며 인근 중소 업체들에 2,400만달러를 지원할 뜻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한화오션은 현재 미국 군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 획득 절차를 밟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발주 윤곽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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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장현기·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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