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이란 6일 연속 공격
▶ 항구 틀어막고 밤낮 폭격
▶ 공격범위 테헤란 인근까지
▶ 이란, 호르무즈 사수 사활

지난 15일 이란 차바하에서 미군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라는 말을 이란이 듣게 만들 치명타를 찾고 있다. 수출입 항구를 틀어막고 대낮에도 해협 주변 군 시설에 폭격을 퍼붓기 시작한 것도 모자라 아군도 피해를 보기 십상인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까지 다시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란 남부 연안을 넘어 수도 테헤란 외곽과 내륙 깊숙한 곳까지 공습 범위를 전격 확대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해상 봉쇄망을 뚫으려던 유조선을 무력화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에 맞서 이란도 미군이 주둔 중인 주변국 기지를 겨냥해 보복 공습을 단행하고, 역내 모든 인프라를 초토화하겠다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16일 이란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란 중서부 로레스탄주 호라마바드시, 마르카지주 혼다브시, 북부 셈난주 등 내륙 곳곳에서 여러 차례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 이들 도시는 이란의 주요 탄도 미사일 생산 및 우주 프로그램 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현지 관리들은 미군의 공격을 폭발음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셈난주 관계자는 “셈난주 공항이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비슷한 시각 수도 테헤란 외곽과 남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파르친에서도 방공망이 가동됐다. 파르친은 이란의 미사일 개발·생산은 물론 핵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의심받는 핵심 군사 요충지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파르친이 공격받지 않았으며, 방공망 가동은 대비 태세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그간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이란 남부, 남서부 해안을 공격했으나 이란 내륙까지 공습 범위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군은 공습과 더불어 해상 봉쇄망도 조였다. 미군은 페르시아만 내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있는 하르그섬으로 향하던 퀴라소 선적의 유조선 벨마호를 향해 발포했다. 미 군용기는 벨마호가 경고를 무시하고 항해를 강행하자, 선박 굴뚝에 미사일을 발사해 기동을 완전히 무력화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이란은 즉각적인 군사 보복과 초강경 경고로 응수했다. 이란은 이날 새벽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를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공격 대상 국가들은 아직 사상자 등 피해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또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구 에르빌을 겨냥한 야간 드론 공격이 있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란군은 자국의 교량과 발전소 등을 타격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고와 관련, 중동 내 모든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미군은 지난 11일부터 이란 군사 시설을 매일 공격하고 있다. 이날로 닷새 연속이다. 규모는 더 커졌다. 그간 매일 야간 한 차례 공습해 왔지만 이날은 대낮 타격이 추가됐고, 공격 범위로 이란 남부 해안가에서 테헤란 인근까지 더 깊숙이 들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호르무즈해협 통과 상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이란이 약속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강경책을 보고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으며, 대이란 미군 작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선택지에는 ▲공습 강화 ▲호르무즈해협 인근 섬 점령을 위한 지상군 투입 ▲비밀 핵 활동에 쓰일 가능성이 있는 요새 시설 폭격이 포함된다.
하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WSJ 평가다. 특히 이란 원유 90%가 수출되는 터미널이 설치된 하르그섬을 점령하려는 시도는 ‘양날의 검’이다. 작전 과정에서는 물론 점령 뒤에도 미군 사상자가 나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하 핵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성을 암시한 ‘곡괭이산’ 폭격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란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란 종전 협상단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이날 대국민 성명에서 호르무즈해협 사수를 최우선 군사 행동 목표로 제시했다. “오늘날 이란의 국가 안보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식 질서’를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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