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로이터]
“좋은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시장이 도박판이 됐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이 또다시 미국 증시를 향해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초단기 옵션과 레버리지 투자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면서 시장이 투자보다 도박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같은 시기일수록 성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진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아닌 도박판”...버핏의 거듭된 경고
지난 15일 CNBC에 따르면 버핏 의장은 “모두가 도박을 선호하는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찾기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기회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기회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기도 있지만, 몇 년에 한 번 투자할 만한 기업 하나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인 시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시장이 정상”이라며 성급한 투자보다 기다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은 원래 도박을 좋아한다”며 “투자자를 키우는 것보다 도박꾼을 만들어내는 데 훨씬 더 많은 돈이 몰린다”고 지적했다.
버핏이 시장을 향해 ‘도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기간 CNBC 인터뷰에서도 그는 현재 금융시장을 “교회에 카지노가 붙어 있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은 교회와 카지노를 오가고 있다”며 “장기 투자자는 여전히 많지만 카지노가 점점 더 매력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짜리 옵션은 투자 아니다” AI 투기 열풍도 지적
버핏이 가장 우려한 것은 초단기 투자 열풍이다. 그는 하루 만기에 끝나는 ‘제로데이(0DTE) 옵션’ 거래를 두고 “투자도 투기도 아닌 도박”이라고 단언했다. 기업의 가치가 아니라 하루 가격 변동 자체에 돈을 거는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급성장한 예측시장도 문제로 지목했다. 버핏은 베네수엘라 군사작전 관련 기밀 정보를 이용해 예측시장에서 약 40만달러를 벌었다는 의혹을 받는 미군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거래가 왜 존재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이런 거래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며 “이 같은 현상의 규모와 속도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우려했다.
버핏은 특히 AI 인프라 투자 열풍과 맞물려 옵션, 레버리지 ETF 등 투기성 거래가 시장 과열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전히 순매도 기조 ‘현금 비축’...알파벳 투자는 직접 결정
버핏은 이날 인터뷰에서 버크셔해서웨이의 알파벳 투자 역시 자신이 직접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3분기 처음 알파벳 지분을 공개한 뒤 보유 규모를 꾸준히 늘렸으며, 지난달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약 100억달러 규모의 알파벳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다만 전체적인 투자 기조는 여전히 보수적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과 단기 국채 보유액이 약 3970억달러(약 586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주식은 14개 분기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며 적극적인 투자보다 현금을 비축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투자 원칙에 대해서도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행동하라는 ‘황금률’보다 더 좋은 원칙은 없다”며 “이 원칙은 비용이 들지 않지만 결국 자신에게 가장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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