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며, 양국간 건설적 안정관계를 요구했으나, 미국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며 전략적 자율성 유지에 집중했다.
시주석은 대만독립과 해협평화는 양립이 불가하며, 양국관계의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투퀴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과 신흥 강대국 사이에 긴장이 높아지면서, 전쟁가능성이 급격히 커지는 국제정치적 패턴을 말한다.
그 용어는 그레엄 앨리슨(Graham Allison)하버드 국제정치학 교수가 2010년대에 미중 관계의 분석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였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BC 400년경에 일어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패권국인 스파르타와 그 지위를 흔들던 신흥국 아테네가 전쟁을 벌이게 된 이유를,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에서 찾았다.
‘지금 밀리면 위험하다’는 패권국의 위기의식과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신흥국의 도전의식이 충돌한 전쟁이었다. 지난 반세기에 걸친 중국의 경제성장, 군사력 증강은 중국으로는 강성국가로의 도약 과정일 수 있겠으나,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중심의 국제질서가 도전받는 상황으로 인식되며, 함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한편 국제사회의 전쟁 가능성을 예측할 때 적용하는 새로운 이론, 즉 찰스 킨들버거 등의 학자가 주창하는 국제정치 이론인 ‘패권안정 이론’은 이렇게 설명된다. 패권의 전환기에 전쟁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국제사회에서의 질서는 패권국이 질서의 비용을 부담하고 규칙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학설이다. 문제는 패권 전환기에 기존 패권국은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하고 싶지않고, 신흥국은 떠안을 준비가 되지 않을 때 그 질서가 요동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다.
자유무역은 보호무역으로 무너져가고, 각국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배타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 이 시기 국제사회에는 규칙도, 조정자도, 책임지는 국가도 없어진다. 패권이 사라진 자리는 평화가 아니라, 무질서로 훨씬 더 위험한 환경이 조성된다.
미국의 동맹 강화와 군사 협력이 미국에는 억제와 방어지만, 중국에는 포위로 느껴진다고 할수 있으며, 중국의 군비 강화와 해양 활동은 미국으로서는 현상 변경의 공격으로 보일 수 있다. 킨들버거 함정(Kindleberger Trap)과 질서의 공백, 투퀴디데스의 함정이 신흥국의 부상에 따른 군사적 충돌을 경고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예정된 것은 아닐수 있으나 다만 두려움, 질서 공백, 힘의 균형, 불신의 누적이 동시에 작동될 때 전쟁은 피할수 없는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투퀴디데스는 전쟁역사를 통해, 전쟁으로 가는 길을 미리 경고했다.
그가 남긴 경고는, 스파르타(미국)와 아테네(중국)의 전쟁을 막기 위해선 상대를 향한 두려움과 불신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140여 제후국들이 패권를 다투던 춘추시대 (BC 770-476) 5 패와 전국시대(BC 475-221) 7웅의 국가들이 통일국가를 향한 패권경쟁이 치열했다. 자국 영토 확장을 위해 적국을 멸망시켜야 했고, 대규모 전쟁을 자주 치러야 했으며, 패권 장악을 위해서는 강력한 군사책략이 필요로 했을때 손자병법서가 나왔다.
손자병법의 저자는 춘추시대 제나라 출신 전략가 손무(孫武)이다. 그는 기원전 6세기 오나라에서 활동하며 군대를 개혁하고 초나라를 정복 직전까지 몰아붙인 실전형 전략가였다.
손자병법 제 2 편 작편에서, 전쟁은 막대한 자원을 소모함으로, 속전속결이 필요하며, 장기전은 국가를 피폐하게 만든다 했다. 제 10편 지형편에는, 지형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함으로, 다양한 지형을 검토하고, 지형에 맞춘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올 2 월말 이란과 전쟁을 시작했다. 수주내로 이란전을 완전승리로 끝내겠으며, 미국의 종전안 합의에 불응하면, 궤멸시키겠다는 협박을 되풀이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전쟁을 계속 할수있는 무기도 고갈되어간다는 뉴스가 들리는 중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즉 지형지물을 백 퍼센트 이용하며 전쟁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현 상황을, 온 세계가 예의 주시하며 전쟁의 파장에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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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응남/변호사·15대서울대미주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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