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HS 발표, 당장 9월 학기 적용 기존 학생·유학준비생 모두 대상
▶ 교환방문 비자 체류 기한도 4년으로 외국 언론인 비자는 240일로 단축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유학생들의 체류 기간을 결국 4년으로 제한했다. 당장 미국에서의 학위 취득을 염두에 두고 진로를 계획했던 학생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교환방문도 4년까지만 가능해지고 외국 언론인 비자 역시 240일마다 연장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본보 5월11일자 A1면]
연방국토안보부(DHS)는 16일 학생(F) 비자를 소지한 유학생들과 교환방문(J) 비자 소지자들이 미국에 최장 4년까지만 머무르도록 하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유학생 체류 승인방식인 ‘신분유지기간(Duration of Status, 이하 D/S)’ 제도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지금까지 ‘D/S’ 제도하에서는 유학생들은 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비자 기간과 상관없이 정규과정 학업을 마칠 때까지 자동 연장 과정을 거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모든 유학생은 I-94(출입국 기록 서류)에 기재된 ‘고정된 종료 날짜’까지만 체류할 수 있게 된다. 만약 학업이 4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경우, 학생은 연방이민서비스국(USCIS)에 별도의 체류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DHS는 “학생비자 연장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업과 관련한 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할 경우 연장 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학생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4년 체류’ 규정으로 자동 전환된다.
DHS는 전공 변경에 엄격한 제한을 두겠다고 밝혔다. 전공을 바꿔 체류 기간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도 변경 필요성 등을 꼼꼼하게 따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DHS는 “1978년 이후 외국인 유학생들이 정해진 기한 없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의 학생들이 출국을 피하려고 계속 수업에 등록하면서 ‘영원한 학생’이 될 수 있었다”며 “이번 최종 규정으로 이런 악용을 종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웨인 멀린 DHS장관은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이민 사기가 만연하는 환경을 조성해왔다”며 “최종 규정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본래 목적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HS는 최종 규정이 며칠 내에 연방 관보에 게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관보 사이트는 이 규정이 17일 자로 게재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새 규정은 게재 후 60일 후에 발효된다. 60일 뒤면 9월 중순께다. 학생비자 소지자의 경우 당장 9월 새 학기부터 새 규정이 적용되는 셈이다.
규정 변경으로 이미 미국에서 학업 중인 유학생들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각지에서 미국 유학을 계획·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학을 온 이후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공을 바꿔야 하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더라도 체류 기한 제한에 발목이 잡히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언론인(I)비자로 미국에 오는 외국 언론사 소속 언론인도 체류 기간이 240일로 단축된다. 이후에는 240일씩 연장해야 한다. 중국 국적의 언론인은 이보다 더 짧은 90일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로이터통신은 2024년 기준으로 미국에 학생비자 소지자가 180만명을 넘으며 그 전 해에 비해 11% 늘어난 규모라고 전했다.
J비자와 I비자의 경우 2024년 기준 50만명과 3만7,000명 규모다.
주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학생비자 F-1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1만1천861명이고 F-2 비자로 함께 머무는 이들의 가족은 1,347명이다.
한국인 I비자 소지자는 349명이다. J-1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교환 방문자는 7,985명이고 이들의 가족은 3,180명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단속의 연장선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대대적 체포·추방 작전을 펼치는 한편 전문직 비자에 10만 달러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합법적 경로로 미국에 체류하는 이들을 상대로도 문턱을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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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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