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매파’ 의원 사망하자 이란 개입설·러 폭탄테러설 등 확산
▶ ‘타살 협의점 없다’ 결론에도… “정부가 진실의 최종판단자 될 만큼 신뢰 못 받아”
최근 심장마비로 돌연사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71)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이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웠던 그레이엄은 미국 주요 국가안보 현안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공화당 내 대표적 '매파'로,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대이란 군사작전 등을 주장해왔다.
극우 성향의 미국의 유명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그레이엄 의원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그가 해외 혹은 귀국 직후 외부의 적에 의해 독살된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루머는 이후에도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죽음에 외국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와 의원들과 접촉해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루머는 "내가 그냥 아무렇게나 주장하는 게 아니다"라며 "왜 모두가 이걸 음모론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지 산토스 전 공화당 하원의원도 "이번 사건에 부정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토스는 허위 이력을 내세워 하원의원에 당선됐다가 발각돼 공화당에서 제명된 인물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형을 살던 중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감형·석방된 바 있다.
로라 루머와 산토스 전 의원 외에도 온라인상에선 그레이엄의 사망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레이엄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사망했다거나, 이스라엘에 의해 제거됐다는 설, 이란의 독살설, 러시아의 폭탄테러설 등 음모론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그레이엄이 사망 직전까지도 해외 외교·안보 현장에서 매우 활발히 활동하다가 돌연사했다는 점도 음모론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레이엄은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튀르키예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잇달아 방문한 뒤 귀국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갑자기 숨졌다.
수사당국은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결론 내렸고 검시관실의 예비 조사에서도 사인이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에 따른 대동맥 박리로 파악됐지만, 음모론은 계속 퍼지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 외에도 또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 미치 매코널의 건강 상태를 두고도 온갖 설들이 분분하다.
지난 몇 주간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던 매코널은 최근 낙상으로 입원 중이었다는 사실이 의원실에 의해 공개됐다.
의원실이 지난 12일 자세한 그간의 사정에 관한 설명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매코널 상원의원이 병상에 앉아 웃고 있는 가운데 아내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겼고, 매코널의 손에는 해당 일자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들려 있다.
로라 루머는 이를 두고 SNS에 "신문의 글자들이 왜 인공지능이 생성한 것처럼 보일까?"라고 적었다.
한 엑스 이용자는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해당 사진이 실제로는 2023년 찍힌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게시물은 24시간도 안 돼 510만회라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디어 조작과 음모론을 연구해온 보스턴대 조앤 도너번 교수는 "이런 온라인 음모론에는 진실을 원하고 알 권리가 있는 사람들도 섞여 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정부가 진실의 최종 판단자가 될 만큼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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