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세계 최고 실적
▶ 분기 이익, 5년간 번 돈과 맞먹어
▶ AI칩 시장 ‘스윙 프로듀서’ 평가
▶ 이재용, 미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 파운드리 추가 계약 여부도 주목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김용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이 이달 초 임직원들에게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40년간의 누적 이익보다 올 한 해 이익이 더 많다”고 밝힌 발언을 실감나게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에 달하는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성과급 충당금(15조~17조 원)을 제외하면 이번 분기에만 최대 106조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익성을 보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DS 부문이 2020년 이후 적자를 낸 2024년(-14조8,800억원)을 제외하고 5년간 벌어들인 이익(약 111조8,3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시장은 이번 영업이익의 거의 대부분을 D램과 낸드플래시를 판매하는 메모리 사업부에서 벌어들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부는 올해 2분기 10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 업계는 삼성 메모리 사업의 2분기 매출액을 약 12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고려한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률은 약 83%로 마이크론(3~5월·81%)을 넘어 업계 최고 수준이다. 투자 업계 일각에서 반도체의 가격과 수익성이 꺾이는 ‘메모리 정점론’이 제기됐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해소했다.
나아가 전 세계 메모리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65만~70만 장 규모로 3위인 마이크론(약 30만 장)의 두 배가 넘고 2위인 SK하이닉스(약 55만 장)보다도 20% 이상 많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급량을 앞세워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가격과 수급 흐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른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의 지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올해 4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데 이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루빈 울트라에 도입될 7세대 HBM4E의 샘플도 가장 먼저 납품하면서 기술 ‘초격차’까지 실현하고 있다. 메모리 기술 주도권까지 쥐면서 삼성전자의 생산 전략에 따라 메모리 가격의 향방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매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서는 세계 기업사에 남을 대기록을 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2분기보다 높은 110조원, 4분기는 120조8,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메모리 가격의 완만한 상승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년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4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메모리 3사의 생산능력이 2028년 이후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메모리 품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다.
삼성전자가 선도적인 시장 지위를 앞세워 호황과 불황을 거듭해온 메모리 사이클의 방향마저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빅테크 고객들과 3~5년 기간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지속적인 이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전체 계약에서 LTA 비중을 50%까지 높여 높은 영업이익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이익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 등 메모리 칩 제조 기업의 물량이 크게 늘지는 않고 가격 급등에 의존해 실적이 고공 행진하는 데 대한 불안감도 적지는 않다.
이재용 회장은 이에 7일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이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서 대규모 공급계약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해 8월 이 회장의 미국 출장 전후로 테슬라와 애플 등 빅테크들과 칩 제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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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구경우·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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