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진단 / ‘메디케이드 사기 진원지’ 낙인 찍힌 플러싱
▶ CBS 보도 후폭풍⋯타깃 수사 공포, 유령회원·돈봉투 관행이 불러온 결과

‘원 스탑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가 지난 2일 문을 닫았다. 입구에‘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 ‘정직운영’ 원스탑 데이케어 결국 폐업, 불시 현장실사 불보듯⋯자정노력 시급
연방정부와 뉴욕주 정부가 메디케이드 부정수급 사기 근절을 위해 칼을 빼들고 퀸즈 플러싱 지역을 정조준하고 나선 가운데 한인 어덜트 데이케어 업계가 그야말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지난주 CBS뉴스가 뉴욕주의 메디케이드 비용이 2018~2024년 4배나 폭증했고, 그 중심에 플러싱이 자리잡고 있다는 고발성 보도를 내보내자<본보 7월 3일자 A1면 보도> 한인 업계는 “단순 경고 수준을 넘어섰다”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후죽순 데이케어”…한인업계 정조준 우려= 이번 보도에서 무엇보다 한인 데이케어 업계를 가장 당혹케 하는 것은 ‘플러싱 1마일 반경내 64곳 밀집’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다.
현재 한인 업계가 추산하는 플러싱 일대 한인 어덜트 데이케어센터 수는 25~30개 사이. 결국 플러싱 전체 데이케어의 절반 가까이가 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연방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국(CMS)의 메흐멧 오즈 국장이 “도대체 한 지역에 얼마나 많은 데이케어 센터가 필요한가”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한 만큼, 향후 조사의 타깃이 한인 업계로 향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인 데이케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보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미 전국 데이케어 메디케이드 자금의 17%가 뉴욕주로 쏠려 있고, 그 핵심이 플러싱이라는데 정부 당국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유령 회원’ 집중 타깃=특히 이번에 공개된 ‘플러싱 지역 데이케어센터 이용자 청구 건수 390% 폭증’ 데이터는 업계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는 평가다. 2018~2024년 플러싱의 메디케이드 수혜 노인 인구 증가율은 20%로 전국 평균 수준이었으나, 데이케어 청구 건수만 비정상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러싱 지역 메디케이드 수혜 자격이 있는 전체 노인 인구의 무려 90% 이상이 데이케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점도 유령 회원을 동원한 메디케이드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는 당국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인 소셜워커 H씨는 “하루에 몇 시간만 머물거나 아예 출석도 안 하는 노인들에 대해서도 풀타임 비용을 청구해온 일부 데이케어의 잘못된 관행들이 이번 조사에서 적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뉴욕주 보건국이 이미 부당 청구 의혹이 있는 387곳을 조사해 이 중 3분의 1을 주 검찰청으로 이첩했다는 소식과 관련 한인 데이케어 업체들은 “실제 이미 한인 데이케어 4~5군데에 인스펙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돈 안주면 옮긴다’ 풍토…결국 정직한 곳이 폐업 =한인 데이케어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수십개 업체가 난립하며 벌인 ‘제살 깎기식 과당 경쟁’과 ‘돈봉투’ 관행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질이 아닌 ‘현금 얼마’를 페이백 하느냐가 유일한 경쟁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로 정직하게 운영하는 업체가 오히려 폐업으로 내몰리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플러싱의 대형센터 중 하나였던 ‘원스탑 데이케어센터’는 회원들이 돈을 주는 다른 센터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급기야 지난주말 문을 닫아야 했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약 400명에 달했던 회원 수가 최근 50명 선까지 급감하면서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업계의 자정노력 시급= 이번 연방 당국의 전수조사 착수로 인해 한인 어덜트 데이케어 업계에는 향후 불시 현장 실사와 감사 등이 휘몰아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한인 사회 일각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인사회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불법 현금 지급을 완전히 근절하고 프로그램의 질로 승부하는 ‘자정선언’을 해야 한다”면서, “만약 한인 업계가 불법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뉴욕주 전체 메디케이드 사기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선량한 업주는 물론, 정말 복지 혜택이 필요한 한인 시니어들까지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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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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