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 위트리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많은 한인학생들이 명문대에 합격하려면 고등학교에서 AP과목을 몇개나 듣고, AP시험은 몇 과목이나 봐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과 의지, 희망 전공 등에 상관없이 ‘최대한 많이’ 전략을 택하는 실수를 범한다. 명문대 진학이 목표인 학생들 사이에서 “AP 과목 몇 개나 듣고 있니?”, “지금까지 AP시험에서 5점 몇 개나 받았어?”는 으레 오가는 단골 질문들이다.
적잖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AP시험 점수가 명문대 합격을 좌우할 결정적 요소라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입학사정관들이 AP 점수를 들여다보는 방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결론은 분명하다. 하버드대, 예일대, 유펜 같은 최상위권 대학들도 AP 시험 점수를 평가에 활용하긴 하지만 SAT·ACT나 4년치 학업성적 만큼 무겁게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명문대 입시에서 AP는 ‘결정구’가 아니라 ‘보조자료’에 가깝다. 그렇다고 AP를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다. 4점이나 5점을 받으면 해당 분야에 대한 학업 역량과 전문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고, 무엇보다 대학 입학 후 학점으로 인정받을 길이 열린다. 입시용 스펙으로서의 무게는 가볍더라도 실질적인 효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SAT·ACT와 AP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을 측정하느냐’에 있다. SAT와 ACT는 학생의 전반적인 학업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이고, AP는 특정 과목에 대한 심화 학습 수준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그래서 같은 5점이라도 의미가 달라진다.
화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AP 화학에서 5점을 받았다면 전공 적합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반대로 같은 학생이 AP 영문학에서 5점을 받았다면 점수는 훌륭하지만 전공과의 연관성이 떨어져 입시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입학사정관들은 AP 점수를 따로 떼어 보지 않고, 전공 희망 분야와 고교 성적, 과외활동까지 묶어서 맥락 속에서 해석한다. 결국 ‘AP를 몇 개 들었느냐’보다 ‘어떤 AP를 왜 들었느냐’가 더 중요하게 읽히는 셈이다.
최근에는 AP의 위상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흐름도 있다. 미국 고교 전반에서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내신만으로는 학생의 실제 학업 수준을 가려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AP는 비교적 객관적인 잣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일부 대학은 AP의 활용 범위를 더 넓히고 있다. 뉴욕대(NYU)는 SAT나 ACT 대신 AP 또는 IB 성적을 제출할 수 있는 ‘테스트 플렉시블’ 정책을 운영한다. 이 경우 AP 점수는 더 이상 보조 지표가 아니라 SAT·ACT와 동급의 핵심 평가 자료가 된다. 표준시험에 약하더라도 특정 AP과목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쌓아온 학생이라면 오히려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칼텍은 한발 더 나가 응시한 AP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한다. 다만,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AP의 진짜 가치는 입시가 아니라 그 이후에 있다. 컬럼비아대, 코넬대, 듀크대, 다트머스대, 스탠포드대, 프린스턴대, 예일대, UC버클리, 시카고대 등 다수의 명문대가 AP 점수에 따라 대학 학점을 인정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기초 과목을 면제받거나 상급 과목을 조기에 수강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졸업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가능하다.
학점 인정 기준은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다. UC버클리는 비교적 관대해서 많은 과목에서 3점 이상이면 학점을 인정한다. 반면 MIT는 까다롭다. 일부 과목에서만 5점에 한해 학점을 인정하고, 생물·화학·컴퓨터과학·물리학 일부 과목은 애초에 학점 인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의: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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