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계산 담당 직원, 겸업도 금지
▶ 위반시 최대 77만 원 벌금 부과
▶ “노인 불편 등 무인 결제 부작용 완화하기 위해”
▶ “기업 경영 활동에 지나친 간섭” 반발도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마트나 식당에서 셀프 계산대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인간 계산원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도록 의무화 하는 규제가 등장했다. 미국에서 이런 규제가 실제 입법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령층 소외 등 급격한 자동화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려는 의도지만, 일각에서는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셀프 계산대 3대 당 ‘인간 계산원 1명’
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댄 맥키 로드아일랜드 주지사가 식료품점 계산대 구역의 직원 배치 비율을 규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식료품점은 셀프 계산대 3대당 최소 1곳 이상의 직원 상주 계산대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고용주는 셀프 계산대를 모니터링하는 직원에게 다른 모든 업무를 면제하고 해당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해야한다.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는 소매점 점원의 4시간 근무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일일 벌금으로 부과되며, 최대 500달러(약 77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오전 8시 이전이나 오후 8시 이후 같은 비혼잡 시간대, 또는 국가 비상사태나 심각한 기상 경보가 선포된 상황에서는 이 직원 배치 비율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법안은 2027년 1월부터 발효된다.
이 법안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한 핵심 주체는 지역 식료품점 노동조합이다. 노조 측은 자동 계산대가 절도에 취약하고, 특히 노년층 고객들이 사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캐피털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2022년 한 해 동안 로드아일랜드주의 소매업체들이 도난 사건으로 인해 2억4400만 달러(약 3434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로 인해 셀프 계산대 구역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와 부담이 가중된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과거 아마존 프레시 매장에 도입했던 무인 자동 결제 시스템인 ‘저스트 워크 아웃’을 2024년 폐기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와 센서, 딥러닝 등을 활용해 소비자가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고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고객들이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불편하다는 피드백이 늘어나면서 결국 전면 폐기했다.
공동 발의자인 메건 코터 주 하원의원은 “이 법안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사람을 통해 계산하고 싶은 고객들이 언제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로드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오하이오 등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급격한 자동화 부작용 해소” vs “지나친 경영 간섭”
미국 시카고의 식료품점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
미국 시카고의 식료품점에서 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사기업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WP는 “대부분의 쇼핑객은 잦은 오류를 일으키는 셀프 계산대가 짜증 난다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식료품점들은 정부의 지시나 명령 없이도 해당 기술이 고객에게 정말 유용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식료품점이 아예 셀프 계산대를 없앨 수도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시가 유사한 제한 조치를 채택한 이후 업체들이 벌금을 피하기 위해 셀프 계산대를 폐쇄한 사례가 있었다. WP는 “식료품업은 통상 1%에서 3% 사이의 극도로 희박한 마진으로 연명하는 사업”이라며 “비용을 발생시키는 규제는 쇼핑객의 물가를 올릴 뿐만 아니라 마트의 운영 자체를 위협한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셀프 계산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5년 56억 달러(약 8조6000억 원)로 평가됐으며 2026년에는 63억 달러(약 9조7000억 원)에서 2033년 164억 달러(약 25조 원)로 연평균 1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시장은 지난해 기준 셀프 계산 시스템 시장 매출의 42.8%를 차지해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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