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벌써 올해도 반이 지나가며, 낮이 가장 긴 하지를 앞두고 있다. 이 무렵 고국에서는 농사를 짓는 분들이 논과 밭에 모내기와 파종을 마무리하여 잠시 한숨을 돌이키며 여흥을 즐기는 기회를 갖는 관행이 있다. 이즈음이 음력으로 망종(芒種)을 지나 오월오일 즉, 단오절 전후라 옛날부터 분주한 노동 뒤의 자축과 오락 잔치의 여유를 누려왔던 것이다.
하지만, 76년 전 이 무렵 농업이 중요한 실정인 남한에서는, 많은 장병들이 고향에 돌아가 농사일을 도우려 휴가중이었고, 그 상황에서 북쪽의 조선 인민군들이 남침의 기회로 삼아 이른바, “6.25. 전쟁/한국전쟁”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튼, 필자도 이 무렵에 나름 감회가 깊은 기억이 적지 않은데, 몇 가지 상념을 나누어 본다.
필자는 그 한국전쟁이 벌어지기 반년 전쯤에 태어났기로, 어린 그 당시의 확실한 기억은 없다. 다만 남을 통해 듣고 짐작할 뿐이다. 그 난리통 피난중에 돌잔치를 제대로 못해서, 그 뒤로 낭설(첫 돌잔치를 못했으면 그 이후는 않는다.)에 따라 공식적 생일잔치는 가져보지 못했다. 몇 년 뒤에 태어난 여동생의 생일이 공교롭게도 바로 필자의 생일 전날이라, 그로부터 어려서는 그녀 생일 연장선에서 덤으로 얹혀져 치러온 기억이 있다. 사실 필자의 호적 생일은 경황중에 신고가 늦어져, 4월28일로 기재 되었기로, 그날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일이라, 그분 같은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을 나름 되새기며, 생일의 인연과 의미를 기리는 때로 삼아보기도 했다. 이로써 필자는 6.25 한국전쟁과의 인연이 개인적으로도 운명적 불행한 사건처럼 느껴져왔다.
한국전쟁은 첫 번째 전쟁 관련 유엔 활동 사례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치루며, 다시는 그 같은 인류의 참화를 예방하고자 1945년 창설된 것이 곧 유엔(United Nations, UN 국제연합)인데, 그 창설지가 샌프란시스코이며, 그 헌장이 조인된 날자가 6월26일이다. 1995년을 맞으며, 유엔본부로부터 창설 50주년을 기리는 종교적 기념식 준비를 요청받은 샌프란시스코 그레이스 케세드럴의 윌리엄 스윙 주교는, 전 세계 여러 종교 지도자들과 협조하여 그 행사를 마치고는, 종교계의 유엔과 같은 평화운동 조직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1996년부터 그를 위한 헌장준비 작업에 돌입한 스윙 주교와 동료들이 꾸린 팀들은 그 다음해부터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을 초치하여 유알아이(United Religions Initiative, URI 종교연합선도기구)를 조직하고 협의하여 2000년도 6월26일(유엔헌장 조인일)에 그 헌장을 조인하였다. 필자는 1990년대 초반부터 샌프란시스코 이스트베이 지역인 버클리의 대학(UCB)에서 연구하고 있었는데, 스윙 주교관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불교와 아시아지역 대표의 일원으로서, 그 헌장작성과 조인에 동참하였던 귀한 인연이 추억된다.
유월은 한국의 현충일도 있고 6.25를 되새기는 행사도 많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연방의사당이 있는 캐피탈 힐에서 케이팩(KAPAC 미주민주참여포럼) 주최 제3회 한반도평화회의가 열린다.
연방 상하원의원들 및 한국 국회의원 방문단을 포함하여 미국 각지에서 수백명의 평화운동가들이 모이는 뜻 깊은 자리에 필자도 동참할 수 있어 다행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도 지난주에 국제정세와 한반도에 대한 강연회와 정기회의를 갖고, 가을행사를 논의했다.
필자는 문체분과장 소임자로서, 한글날을 즈음하여 청소년 시조 지상백일장 시상식을 제안했고, 기획 준비하여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및 동년배들의 ‘평화 통일 미래’에 대한 의식 고취와 한국 전통문학 장르인 시조에 관심을 일으키며 인문정서를 드높이고 한류의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곧 구체적 시행 요강이 발표 홍보될 예정인데, 많은 도전과 응모를 바라고 결실을 기대한다.
한국일보 창간 57주년을 거듭 축하하며, 독자분들도 한국문학의 정수인 시조 활성화에 동참하여 보람 누리시기를 바란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맞으시기 바라면서, 자작시조 한 수 올린다.
유월은 ‘보훈의 달’ 순국 전몰 기리는 때
선열 뜻 되새기며 평화 통일 이루고져
우리는 단군의 자손 홍익인간 앞장서
<
진월 워싱턴무량사 회주 문인회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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