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카드 빚이 너무 깊어져서 청구서를 열어보는 것조차 포기한 적이 있는가? 상황이 너무 절망적으로 느껴지고, 숫자를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적이 없다면, 당신의 절약 정신과 신중함에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개인 재정 관련 포럼을 조금만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그런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매달 크레딧카드 대금을 전액 갚는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왜 청구서를 아예 열어보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재정 문제를 곰곰이 들여다보는 일은 힘들다. 하지만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문제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깊은 빚에 빠졌을 때 가장 스트레스가 큰 일은 아니다. 진짜로 스트레스가 큰 순간은 채권자들이 신용 한도를 끊고, 집을 압류하고, 당신을 파산으로 몰아넣을 때다. 그런 위기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 대중심리학적인 설명 대신 하나의 질문을 던져보겠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국가부채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인 것이 언제인가?
많은 독자들은 이쯤에서 창을 닫아버릴 것이다. 아니면 이미 제목을 보는 순간 관심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국가부채는 너무 거대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국가부채에 관한 글을 읽는 것은 몸에는 좋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채소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나쁘게 말하면 압도당하는 기분이 든다. 어차피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이야기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뿐이다.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가. 미국은 지금 깊은 구덩이에 빠져 있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려면, 미국인들은 서랍 속에 독촉장을 밀어 넣고 잊어버리려 하기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청구서를 직시해야 한다.
현재 일반 대중이 보유한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31조6,000억 달러에 이르며, 최근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다. 다시 말해, 만약 우리가 내년에 이 부채를 모두 갚으려 한다면 아무것도 소비하지 않고 사과에서 지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것을 채권자들에게 넘겨야 한다는 뜻이다. 부디 냉동고를 가득 채워두었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매우 배고픈 한 해가 될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내년에 국가부채를 전부 갚을 필요는 없다. 사실 아예 갚지 않아도 된다. 건강한 경제를 가진 국가는 적정 수준의 부채와 소규모 재정 적자를 사실상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부채가 지나치게 많지 않고, 적자가 지나치게 크지 않으며,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한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이 국가부채 대비 GDP 비율을 건강한 범위 안에 유지시켜 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은 이미 그 지점을 훨씬 지나쳤다. 현재의 막대한 부채는 2008년 금융위기와 팬데믹 사이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 환경에서도 겨우 유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제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2025년에는 이자 비용만으로도 GDP의 3%를 넘어섰으며, 이는 정부가 메디케이드나 국방에 지출한 금액보다도 많았다. 그 결과 연간 재정 적자는 거의 2조 달러, GDP의 5.8% 수준까지 치솟았다.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마치고 복지지출이 점점 더 많은 세수를 잠식하면서 이 수치들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런 종류의 방만한 재정 운영은 결국 한 가지 방식으로만 끝난다. 바로 재정 위기다. 그 위기는 의회와 대통령에게 증세와 지출 삭감을 강요할 것이며, 아마도 경제가 이미 다른 이유로 급락하고 있는 최악의 시점에 그런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중요한 점이 있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국가부채 이야기를 들을 때 하품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느리게 진행되는 재앙은 수십 년 동안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다가오고 있는 어떤 지옥 같은 풍경에 도착할 때까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뿐이다.
미국인들은 앞으로 다가올 불쾌한 현실로부터 관심을 돌릴 방법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다. 낙천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하품을 하고 더 재미있는 주제로 넘어가는 것이 낫다. 혹은 얼핏 관련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논쟁을 시작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이다. 자기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에서 재정 위기가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다.) 또는 이런 질문도 있다. 도대체 어느 정당이 이 끔찍한 상황을 만들었는가?
내가 공화당의 감세 정책이나 민주당의 과도한 지출을 비난했다면 이 글은 아마 훨씬 더 많은 클릭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루한 진실은 다르다. 국가부채의 대부분은 금융위기와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지출 과정에서 쌓였다. 진짜 문제는 그 위기들이 끝난 지금에도 어느 정당도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재정 규율을 적용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려면 점점 더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적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인기 높은 복지 프로그램들을 건드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위대한 경제학자 허버트 스타인이 말했듯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은 결국 멈추게 된다.”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어떻게 멈출 것인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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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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