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정보당국 “공습 확대해도 이란 굴복 가능성 낮아” 분석
▶ 국방예산으로 옥죄는 민주당
▶ 공습 속 외교해법 모색 병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을 방문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로이터]
대이란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사면초가에 빠졌다. 공습을 강화해도 이란이 물러서지 않아 전쟁 교착 상태만 초래할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 속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은 주요 국방 예산을 볼모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방위적 공세를 펴고 있다.
2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 확대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태도를 바꿔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지상군 투입과 같은 강경 전략 역시 교착 상태만 장기화할 뿐 정치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평가의 근거는 이란 정권의 생존력과 강경파의 영향력 확대다. WP는 “분석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이 최고 지도부 상당수와 주요 군사 장비를 잃었음에도 정권의 생존력은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며 “미국 관리들은 이란 내부에서 실용주의 세력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 사이의 긴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특히 강경파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익명의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 정보 평가가 주로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작성됐고, 트럼프 행정부에 보고 됐다고 전했다.
미국 내 전쟁 지지율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나단 패니코프 전 국가정보국(DNI) 중동 담당 부국장은 WP에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압박이 이란을 유연하게 만들 것이란 평가는 틀렸다”며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많지 않아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우선 공화당이 추진하는 주요 국방 정책 법안과 예산안을 연쇄적으로 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재정적, 정치적 타격을 입힐 준비에 돌입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전’ 여론을 주도해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은 향후 의회의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표결이 진행될 결우 반대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란 전쟁 통제 장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전쟁 예산 추가 지원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21일 하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공화당의 지지를 얻는 것조차 불확실하다. 폴리티코는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민주당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므로 공화당은 하원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해 민주당 지지 없이 관련 예산을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지도부조차 (이 방안이) 공화당 내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척 슈머 민주당 연방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엑스(X)에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1초라도 더 연장할 때마다 우리 군인들은 그만큼 더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전쟁을 끝내고 우리 군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표결을 강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와중에 물밑에서는 외교 채널을 가동해 대화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이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파키스탄 관리들과 회담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의 열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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