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사 선거 최대 쟁점 된 ‘이민자 메디캘’
▶ 서류미비 저소득층 의료보장 놓고 정면충돌
▶ 최종 정책 향방은 차기 주지사 손에 달려

하비어 베세라

스티브 힐튼
11월 치러지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본선거에서 서류미비 이민자를 포함한 저소득층 의료보험(메디캘) 지원 정책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하비에 베세라 전 연방 보건부 장관은 예방의료 확대가 장기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하는 투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은 납세자의 부담을 이유로 해당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지난 10여 년 동안 단계적으로 메디캘 가입 대상을 확대해 현재는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저소득 주민들이 의료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자 증가와 의료비 상승으로 재정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베세라 후보는 서류미비 이민자를 의료체계에서 배제할 경우 오히려 응급실 이용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납세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민자들도 세금을 내고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주민”이라며 “의료보장은 경기 상황에 따라 확대하거나 축소할 예산 항목이 아니라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보수 성향의 스티브 힐튼 후보는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의료 지원을 “불공정한 납세자 부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의료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세금을 불법체류자를 위한 무상 의료에 사용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며, 절감된 예산을 시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데 사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원 활용 방안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정책 논란의 배경에는 악화된 주 재정이 있다. 2026~2027 회계연도 메디캘 예산은 약 2,170억 달러에 달하며, 1,400만 명 이상이 의료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가입자 증가와 의료비 상승으로 예산 부담이 급증한 데다 연방정부의 의료예산 삭감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캘리포니아의 재정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건부는 연방 예산 삭감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 340만 명이 메디캘 혜택을 잃고, 주정부는 연간 300억 달러 이상의 연방 지원금을 상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와 민주당이 장악한 주의회도 결국 일부 메디캘 혜택 축소와 신규 가입 제한 등을 승인했으며, 일부 시행 시기는 2027년 7월까지 연기했다. 사실상 최종 정책 방향은 차기 주지사가 결정하게 된다.
여론도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의 최근 조사에서는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서류미비 이민자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것에 반대하는 유권자가 찬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물가와 생활비 부담, 건강보험료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의료계와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예방의료 확대가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과 노동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한다. UCLA 라틴계 건강·문화연구센터의 데이비드 헤이스-바우티스타 소장은 “캘리포니아 경제는 이민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고용주 제공 의료보험이 없는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경제 전체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캘리포니아에는 약 230만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노동력의 약 8%를 차지한다. 또 캘리포니아 교육부는 주내 아동 5명 가운데 1명은 서류미비 가족 구성원이 있는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주지사가 메디캘 정책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사회안전망과 재정 건전성, 이민정책의 방향이 함께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민자 의료보장 문제가 이번 주지사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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