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 노출 괜찮다·소기름 사용’
▶ 부정적 콘텐츠가 더 큰 반응
▶ 의료계,“피부암 위험·근거 부족”
▶ FDA, 새 자외선 차단 성분 승인

자외선 차단제에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등의 주장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의료계는 이 같은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로이터]
‘자외선 차단제 무용론’이 소셜미디어 틱톡의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틱톡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영상들이 높은 수준의 ‘좋아요’ 또는 공유, 댓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영상들은 자외선 차단제가 독성을 지니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에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햇볕 노출이 건강에 위험하지 않다는 등의 주장을 포함했다. 피부과 등 의료계는 이 같은 내용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 근거 부족 주장, 피부암 위험↑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 차단을 소홀히 할 경우 피부암과 같은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피부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비롯한 일부 의학적 권고와 의약품에 대한 불신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우려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자외선을 흡수하거나 반사해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피부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소셜미디어에서 제기되는 일부 대체 방법들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외선 차단제 없이 태닝을 하거나, 자외선 차단제 대신 ‘소 기름’(비프 탤로·Beef Tallow)과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온라인상에서 소개되고 있지만, 이는 피부 건강에 오히려 해롭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검증되지 않은 주장은 피부 손상과 피부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부정적 콘텐츠가 더 큰 반응
최근 진행된 한 연구는 2024년 틱톡에 게시된 자외선 차단제 관련 인기 해시태그 영상을 약 1,000개 수집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영상을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는 콘텐츠, 자외선 차단제를 비판하는 콘텐츠, 긍정적·부정적 내용을 모두 포함한 콘텐츠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전체 영상의 약 87%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이었으며, 이 가운데 약 27%는 충분한 양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 가운데 자외선 차단제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다룬 영상은 42개였고,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비판하는 영상은 16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회 수는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비판하는 영상들이 댓글, ‘좋아요’, 공유 횟수에서는 훨씬 높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 없거나 해롭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들은 새로운 주장으로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에 바이럴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 차단제 무용론, 득보다 실 커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비판하는 영상들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주장, 햇볕 노출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 자외선 차단제가 태닝의 건강상 이점을 방해한다는 주장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같은 주장들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조지워싱턴대 애덤 프리드먼 피부과 교수는 “햇볕 노출이 체내 비타민 D 생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포기하고 피부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은 자사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통해 건강 관련 허위정보 유포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틱톡은 독립적인 팩트체크 기관들과 협력해 허위 정보를 식별하고 삭제하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 FDA, 새 자외선 차단 성분 승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할 수 있는 활성 성분 목록에 ‘베모트리지노올’(Bemotrizinol)을 새로 추가했다. 베모트리지노올은 자외선을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성분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는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그러나 약 20년 간 미국 내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승인이 이뤄진 것이다.
베모트리지노올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성분으로,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를 모두 고르게 차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베모트리지노올은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미네랄 자외선 차단제와는 작용 방식이 다르다. 대표적인 무기 자외선 차단 성분으로는 ‘산화아연’(Zinc Oxide) 등이 있으며, 피부 표면에서 방패막처럼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 ‘의료계·소비자단체’ 새 성분 승인 환영
미국에서는 피부암이 가장 흔한 암으로 꼽히는 가운데, 일부 피부과 전문의들은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자외선 차단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분 도입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발표된 보고서는 미국의 자외선 차단제 규제 체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관련 분야의 혁신을 촉진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FDA는 이번에 승인된 베모트리지노올이 성인뿐 아니라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가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자외선 차단제 추가 성분 승인에 대한 의료계와 소비자단체, 정치권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미국 피부과학회’(AAD)는 지난해 12월 FDA가 해당 성분 사용을 허용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회는 당시 해당 조치가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 선택 폭을 넓히고 공중보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인 ‘인바런멘탈 워킹 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은 2019년부터 베모트리지노올의 자외선 차단제 사용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 단체는 해당 성분이 특히 UVA 차단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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