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렉트라’(Elektra)는 복수극의 대명사적인 작품이다. 그것도 단순한 복수극이 아닌 가족간의 복수가 복수를 낳는 비참한 비극이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한다. 이를 목격한 어린 딸(엘렉트라)은 아버지를 살해한 도끼를 가슴에 품고 장성할 때 까지 기다린다. 오랜 세월 恨이 쌓여 만신창이가 된 그녀에게 어느날 기회가 찾아온다. 그리고 때가 이르자 품고 있던 도끼로 어머니가 했던 똑같은 방법으로 피의 복수를 감행한다.
‘엘렉트라’의 내용은 아르고스의 왕 아가멤논이 아내 클리템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에 의해 목욕탕에서 도끼 살해를 당한 뒤 딸 엘렉트라에 의해 복수가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원작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엘렉트라는 왜 어머니(클리템네스트라)가 아버지(아가멤논)를 살해하게 된 이유는 생각지 않고 어머니만 증오하게 됐을까? ‘엘렉트라 콤플렉스’라는 단어가 탄생한 이유였다.
악극 ‘엘렉트라’는 희랍의 비극을 현대적으로 약간 물타기를 했는데 아버지를 빼앗긴 여자 아이들의 어머니에 대한 콤플렉스가 히스테리로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기초로 하고 있다. 초연은 1909년 1월 ‘살로메’의 초연이 있던 드레스덴의 작센 궁정가극장에서 이루어졌는데 대본을 맡은 호프만스탈은 어둠과 빛이 대조된, 가장 강렬한 오페라였다고 극찬을 남기게 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1905년 ‘살로메 (Salome)’를 발표하여 크게 주목 받은 뒤 차기작을 고심하던 중 1903년 발표된 호프만스탈의 연극 ‘엘렉트라’를 관람하고 이 연극이 자신이 추구하던 악극사상을 궁극적으로 이루어 낼 것을 직감하게 된다.
냉혹할 만큼 감정이 배제되어 있는 극 속 인물들은 대리석 조각처럼 인간의 체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슈트라우스는 여기에 거대한 악기 편성… 철학, 문학이 총동원된 종합예술의 결정판을 간결한 엑기스로 뽑아내 극찬받게 되는데 엘렉트라가 마지막 복수의 희열을 감추지 못하고 무한 춤을 추다가 사망하게 되는 것도 현대 심리학이 반영된 색다른 면이었다.
지난 6월 7 일부터 공연 중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엘렉트라’는 김은선 지휘의 다이나믹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오케스트라 반주, 주연 가수들의 열창에 힘입어 극과 음악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강렬한 오페라를 선보이고 있다고 극찬받고 있다. 특히 지휘자 김은선은 SF 오페라의 지휘봉을 인계받은 뒤 지휘하는 작품마다 극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엘렉트라’야말로 왜 그녀가 세계 메이저 오페라로 꼽히는 SF 오페라에서 지휘봉을 들 자격이 있는가를 보여준, 트레드 마크와 같은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대는 2017년 공연의 리바이벌 무대로서 당시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Keith Warner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현대식 박물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데 희랍의 비극이 펼쳐지는 대형 화면을 바라보던 관람객 중 하나가 변하여 극 중 엘렉트라가 된다. 김은선 지휘와 함께 폭발적인 성량을 과시하고 있는 소프라노 Elena Pankratova가 타이틀 롤(엘렉트라)을 맡아 절찬 받고 있다. 전반적인 호평이 쏟아진 조역들에는 여동생 크리소테미스 역에 소프라노 Elza van den Heever, 어머니 클리템네스트라역에 메조 소프라노 Michaela Schuster, 남동생 오레스트 역에 베이스 바리톤 Kyle Ketelsen 등이 열창 무대를 펼치고 있다.
▶엘렉트라 남은 공연 : 6월19, 23, 27일 오후 7시30분, ▶장소 : War Memorial Opera House / 301 Van Ness Ave., S.F. 415-864-3330. www.sfopera.com
<
이정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