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기업 배상 책임 인정’ 하급심 판결 이어져…2018년·2023년 대법 판결 영향
▶ “1965년 협정으로 반인도적 행위 손배 청구권 소멸 안 돼”…소멸시효 기준도 정립
![[강제동원 재판] 피해자 줄줄이 승소… “위자료 약 1억원 인정 추세” [강제동원 재판] 피해자 줄줄이 승소… “위자료 약 1억원 인정 추세”](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8/14/202608141703476a1.jpg)
2018년 10월 대법, 13년 만에 일본기업 배상책임 확정 [연합뉴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하급심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법원의 2018년 전원합의체·2023년 소부 판결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 존재 여부와 소멸시효에 관한 기준이 정립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광복절인 15일(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 A씨와 B씨 측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 5∼6월 원심과 마찬가지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3-2부(김소영 장창국 문종철 부장판사)와 민사항소3-1부(문종철 김소영 장창국 부장판사)는 미쓰비시중공업이 A·B씨에게 각각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14세 무렵 일본으로 건너가 일하다가 1943년 8월 일본 정부로부터 징용 영장을 받아 나가사키에 위치한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에 배치돼 일했다. 그는 1945년 8월 원자폭탄 투하를 계기로 한국에 귀환했다.
B씨는 18세였던 1945년 2월 강제징용에 동원돼 히로시마 소재 미쓰비시중공업 조선소에서 노역을 했다.
마찬가지로 1945년 8월 노역을 끝낼 수 있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두 사건 소송에서 공통으로 2가지 항변을 했다.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불법행위일로부터 20년 이상 지나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첫 번째 주장을 배척했다.
한일 청구권 협정은 일본이 한국에 3억달러를 무상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주는 대가로 한국 국민이 일본과 일본 국민을 상대로 '피징용 한국인의 미수금 및 보상금' 등 청구를 하지 않도록 정했다.
다만 이 협정으로 일본의 불법적인 식민 지배와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배상 청구권까지 제한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아 해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본 정부는 청구권 협정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0월 협정이 제한한 청구권에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배상청구권 등 불법적 관계에서 발생한 청구권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당 협정은 양국 간 합법적 관계에서 발생한 재정적·민사적 채무 관계에 따른 청구권에 한할 뿐이라는 것으로, 식민 지배와 강제징용의 불법성을 따지지 않은 채 정부 간 체결된 조약은 피해자 개개인의 배상 청구권을 제약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일본 정부의 불법적인 한반도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민사항소3부도 이러한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망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미쓰비시중공업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멸시효란 일정 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통상 강제동원 손해배상 소송은 발생일로부터 수십 년 지나 소 제기가 이뤄진 만큼 청구권 행사가 언제까지 가능한지가 늘 쟁점이 됐다.
민법상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그 손해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가 소멸한다.
전원합의체의 2018년 판결 이후로도 일본 기업들은 관련 소송에서 소멸시효가 이미 지나 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고 이에 대한 하급심 판결도 엇갈렸다.
소멸시효에 대한 기준을 정립한 것은 대법원의 2023년 12월 판결이다.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2018년 10월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기 전까지 피해자들에게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다고 봤다.
피해자들로서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전까지 개별적으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 여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고, 해당 선고를 통해서야 사법적 구제 가능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는 취지다.
객관적 장애 사유가 있을 때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더라도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보고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해당 판결은 일본 기업들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확히 적시한 판결이었다.
민사항소3부도 이에 따라 A씨와 B씨가 2018년 10월 이전까지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었고,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봤다.
통상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인정되는 위자료는 1억원 수준이라고 한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노역 기간, 나이 등에 따라 일부 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1억원 수준의 위자료가 인정돼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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