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 정부들 잇단 규제
▶ 전기충격 장갑사용 금지
▶ 단속 요원 마스크 제한
▶ LA, 바디캠 촬영 의무화

지난달 30일 캐런 배스(앞줄 맨 오른쪽) LA 시장이 시의원들과 함께 연방 이민단속 과정 감시 조례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상혁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에 맞서 캘리포니아주가 연방 이민당국을 겨냥한 초강력 견제책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또 캐런 배스 LA 시장도 이민 단속으로부터 LA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 조례에 서명하는 등 연방 정부와 로컬 당국의 이민정책 충돌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연방 이민단속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의 이민 관련 법안 21개에 서명했다. 이 법안들은 연방 이민요원들의 단속 방식부터 이민구금시설 운영, 주정부 시설 이용, 법원 출입 이민자 보호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스캇 위너 주상원의원이 발의한 SB 747이다. 이 법은 ICE와 CBP를 포함한 연방정부 요원이 주민의 연방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을 경우 피해자가 해당 공무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주법상의 통로를 마련했다.
특히 법은 2025년 3월1일 이후 발생한 사건에도 소급 적용되도록 규정해 지난해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각지에서 진행된 대규모 이민단속 과정에서 위헌적인 수색이나 체포, 과도한 물리력 행사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에게도 소송 가능성을 열었다.
그동안 연방 공무원의 헌법상 권리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1971년 연방대법원의 ‘비벤스’ 판결에서 유래한 이른바 비벤스 액션을 통해 이뤄져 왔지만, 최근 연방대법원 판례가 적용 범위를 크게 제한하면서 연방요원을 상대로 한 소송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SB 747은 주법을 통해 별도의 민사상 구제수단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번 패키지에는 연방 이민단속 현장에서 논란이 됐던 단속 방식에 대한 규제도 대거 포함됐다. AB 2760은 경찰 등 법집행기관이 전기충격 장갑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국토안보부가 이 같은 장비 도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 주의회가 법안을 신속히 처리했다.
SB 1004는 ICE를 포함한 법집행요원의 근무 중 마스크 등 얼굴 가리개 사용을 제한한다. 앞서 캘리포니아가 제정했던 유사한 법률은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으며, 새 법은 연방요원뿐 아니라 주·로컬 경찰에도 적용되도록 범위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법 역시 연방법과 주법의 권한 충돌을 둘러싼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민구금시설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AB 1633은 민간 이민구금시설 운영업체에 25%의 세금을 부과한다. 주의회 재정분석에 따르면 이를 통해 약 1억7,700만 달러의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며, 재원은 이민 관련 법률지원 등에 사용되는 기금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 AB 1801은 지방정부가 새로운 이민구금시설을 건설하거나 기존 시설을 구금시설로 전환하는 계획을 승인하기 전에 공청회를 열고 최소 180일의 대기기간을 두도록 했다. 다른 법안들은 민간 구금시설의 의료·보건 및 안전 기준에 대한 주정부 감독과 관련 기록 공개를 강화한다.
주정부 소유 시설을 이민단속의 집결·처리·구금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법집행기관이 체포·구금·수송 목적으로 렌터카를 사용할 경우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소속 기관을 나타내는 임시 표식을 부착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LA시도 연방 이민단속 과정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30일 LAPD 경찰관들이 연방 이민당국의 단속 현장을 바디캠으로 촬영하도록 의무화하는 조례에 서명했다. 이 조례는 지난 2월 배스 시장이 내린 행정명령 17호를 법제화하는 것으로, 경찰관들이 이민단속 현장을 촬영하고 현장 책임자를 확인하는 한편 불법행위 논란에 대비해 관련 보고와 증거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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