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은 흔히 축복으로 여겨진다. 부모가 평생 모은 재산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면서 자녀에게 경제적 안정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재정적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서는 상당한 금액을 자녀에게 아무런 제한 없이 한꺼번에 물려주는 것이 오히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속받은 재산을 제대로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김씨의 부모는 평생 열심히 일해 100만 달러를 모았다. 부모는 자신들이 평생 일해 모은 재산을 아들이 물려받아 잘 활용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아들이 도박과 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평소에도 돈을 잘 관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부모가 100만 달러를 아무런 제한 없이 아들에게 직접 상속한다면, 김씨는 일반적으로 그 돈을 자유롭게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어디에 얼마를 쓸지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
처음에는 든든한 경제적 기반처럼 보였던 상속재산이 순식간에 잘못된 선택의 연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도박으로 돈을 잃고, 씀씀이가 커지며, 친구나 지인들이 돈을 빌려 달라고 찾아올 수도 있다. 평생 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해 마련한 상속재산이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상속재산을 적절하게 설계된 소비제한 신탁(spendthrift trust)에 맡기는 것이다.
이 신탁에는 HEMS 기준(Health, Education, Maintenance and Support·의료, 교육, 생활유지 및 부양)을 적용해 신탁재산의 분배 기준을 정할 수 있다. 100만 달러 전체를 김씨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수탁자(trustee)가 신탁재산을 관리하면서 신탁의 조건에 따라 김씨에게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수탁자는 신탁재산을 이용해 김씨의 의료비와 치료비, 주거비, 식비, 교육비, 교통비 및 기타 적절한 생활비 등을 지급할 수 있다.
반면 김씨가 도박을 하기 위해 10만 달러를 달라고 요청한다면, 신탁이 HEMS 기준으로 분배를 제한하고 있는 경우 수탁자는 일반적으로 도박을 HEMS 목적에 해당하는 지출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이 신탁의 목적은 김씨에게 상속재산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상속재산이 실제로 김씨에게 도움이 되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누가 상속받을 것인가만이 아니다. 상속받은 재산이 그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중독이나 도박 문제를 겪고 있거나 재정적인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아무런 제한 없이 상속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많은 돈에 대한 접근권을 준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경제적 안정을 얻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 사람이 가진 약점에 더 많은 재정적 자원과 부담을 안겨주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중하게 설계된 신탁의 목적은 수혜자를 벌주거나 상속재산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상속재산을 보호해 수혜자에게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부모가 원하는 것은 평생 모은 재산이 자녀를 돕는 데 사용되는 것이지, 자녀의 중독을 뒷받침하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부추기거나 순간적인 잘못된 판단으로 재산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HEMS 기준을 적용한 소비제한 신탁은 이러한 부모의 의도를 실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상속재산을 수혜자에게 물려주되 그 재산이 수혜자를 돕는 데 사용되도록 하고, 중독이나 개인적인 약점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문의 (703)934-6150
<
에릭 김 /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