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몸무게가 2024 대선 전보다 급격히 불어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주 보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신장 6피트3인치(190㎝)인 트럼프는 2023년 8월에 215파운드였는데, 2025년 4월 백악관 건강검진 보고서에서는 224파운드, 올해 5월 보고서에서는 238파운드(108㎏)로 올라갔다 3년 만에 몸무게가 23파운드(10.4㎏)나 불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션 바바벨라 주치의는 대통령이 “심장·폐·신경계 등 신체기능 전반에서 훌륭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원수로서 모든 직무를 수행하기에 완전히 적합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한결같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80세 나이에 거의 ‘비만’인데도 식단개선과 체중감량을 권고하는 의료진의 조언에 아랑곳없이 패스트푸드(특히 맥도날드)를 즐기고, 골프 외에는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현재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통령이다. 취임 당시 나이(78세 220일)가 이미 바이든의 기록(78세 61일)을 넘어섰고, 2029년 1월 임기를 마칠 때는 82세 7개월이 된다. ‘역사상 최고령에 취임한 대통령’뿐 아니라 ‘최고령에 퇴임한 대통령’의 기록도 갖게 될 것이다. 건강에 이상 없다는 백악관의 거듭된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계와 의료계가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는 이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은 국가원수의 건강상태와 국가를 이끌어갈 능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미국 대통령에게 정작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강상태를 입증해야하는 규정은 없다. 대통령의 연례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하는 관행은 공식 의무가 아닌 관례일 뿐이다.
이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다. 미국에서 군인은 물론, 경찰과 소방관, 연방요원, 비행기 조종사와 철도 기관사, 선박 선원, 스쿨버스 운전기사 등 공직에 있는 사람은 모두 자신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강상태임을 주기적으로 증명해야한다. 그런데 대통령만 예외인 것이다.
지난달 조지워싱턴대학의 조나단 라이너 교수가 트럼프의 건강에 대해 몇 가지를 공개 질의했다. 오랫동안 유력 정치인들의 주치의를 지냈던 그는 지난 1년 동안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의 사진들에서 안색이 좋지 않거나, 양손에 큰 멍이 들거나, 다리가 붓는 증상, 깨어있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다양한 신체적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질문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최근 검진에서 대통령은 22명의 의사에게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다. 왜 그렇게 많은 전문의가 소집되었나? ▲대통령의 손에서 종종 멍 자국이 눈에 띄는데, 백악관은 이를 잦은 악수와 아스피린 복용 때문이라고 한다. 악수로 인한 외상설은 설득력이 없다. 대통령은 왜 권장량의 4배에 달하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나? ▲지난여름 대통령의 다리가 부어올랐을 때 주치의는 만성정맥부전이라고 밝혔다. 그 바로 몇 달 전 정밀 신체검사 당시에는 부종이 없었으니 만성이 아닌 급성으로 보인다. 급성 다리부종은 심장병이나 신장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대통령은 집무실 행사 중에 졸고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의학적으로 ‘주간 과다졸음증’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0월 대통령은 심장 및 복부에 대한 정밀 영상검사를 받았다. 주치의는 검사 결과 어떠한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이런 검사를 시행하게 된 증상이나 임상적 사건이 있었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개인적인 의료정보는 대중이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영역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대통령의 건강에 관해 모든 세부사항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적대 세력이 악용할 소지가 있는 병력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또 80세라는 나이가 대통령에 부적격인 것도 아니다. 고령에도 건강하고 인지능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정치인이 있을 수 있다. 2024년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문제가 됐던 것은 단순히 81세라는 숫자가 아니라 트럼프와의 TV 토론에서 말을 더듬거나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는 모습, 순간적으로 멈추는 모습, 계단이나 단상에서 불안정한 모습, 기억과 이름을 혼동하는 모습, 즉흥적인 질문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모습 등이었다.
미국헌법 수정 제25조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의회가 행정부 밖의 위원회를 구성하여 대통령의 건강 및 직무 수행능력을 평가하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그리고 지난 4월,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민주, 메릴랜드)은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할 의회 산하 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의 정기 건강검진 자료뿐만 아니라 건강상의 우려가 있을 때 평가 자료를 검토할 권한을 가진 위원회가 조속히 만들어진다면 미국 국민은 앞서 제기된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핵무기와 국가안보, 전쟁, 경제정책 같은 엄청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능력은 너무나 중요하고, 국민 앞에 검증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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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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