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웃보울 하이라이트
▶ 마에스트로 두다멜의 LA필 음악예술감독 고별 무대
▶ 20~23일 베토벤 9번부터 라틴음악·푸 파이터스까지
▶ YOLA와 함께 음악교육·화합·공동체 향한 철학 집약
▶ 마지막은 고국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돕는 자선음악회

할리웃보울 무대에 선 마에스트로 두다멜과 LA 필하모닉. [사진 제공=LA 필하모닉]

[사진 제공=LA 필하모닉]
LA 필하모닉의 한 시대를 이끌어온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이 LA의 상징적 야외음악당 할리웃보울에서 LA 필하모닉의 음악예술감독으로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 17년 동안 LA필을 이끌며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끊임없이 넓혀온 두다멜은 오는 8월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 연속 할리웃보울 무대에 올라 3가지 ‘Celebrating Gustavo at the Bowl’ 3개 공연과 특별 자선음악회 ‘A Concert for Venezuela’를 지휘한다.
베토벤 교향곡 9번에서부터 라틴 음악, 세계적인 록 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와의 협연, 그리고 고국 베네수엘라를 위한 자선음악회까지 이어지는 이번 시리즈는 두다멜이 LA에서 추구해온 음악적 철학을 압축해 보여주는 일종의 ‘음악적 자서전’과도 같다. 장르의 벽을 허물고 음악을 통해 공동체를 연결하며, 특히 다음 세대에게 음악을 통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고자 했던 그의 17년이 네 번의 공연 속에 고스란히 담긴다.
■베토벤 9번… ‘환희’로 여는 작별
두다멜 고별 시리즈의 막은 20일(목) 오후 8시 ‘Celebrating Gustavo at the Bowl: Beethoven 9’으로 오른다. 두다멜이 지휘하는 LA필과 함께 소프라노 사이오아 에르난데스, 메조소프라노 타마라 멈포드, 테너 데이빗 포틸로, 베이스바리톤 라이언 스피도 그린이 무대에 오른다. LA 매스터 코랄과 LA 어린이 합창단, 그리고 두다멜이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YOLA(Youth Orchestra Los Angeles) 단원들도 참여한다.
두다멜에게 베토벤은 특별하다. 오랫동안 베토벤 음악의 열렬한 옹호자였던 그는 마지막 할리웃보울 주말의 첫 중심 작품으로 교향곡 9번을 선택했다. 특히 마지막 악장의 ‘환희의 송가(Ode to Joy)’가 노래하는 자유와 평화, 화합은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두다멜의 믿음과 맞닿아 있다.
두다멜은 이 작품에 대해 “‘Freude, Freude!’(기쁨, 기쁨!)라는 가사를 믿어야 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껴안으며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LA필 시대를 마무리하는 무대에서 베토벤의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는 이상이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공연 전반부에는 영화 ‘인크레더블’ ‘코코’ ‘업’ ‘라따뚜이’ 등의 음악으로 유명한 작곡가 마이클 지아키노(Michael Giacchino)의 새로운 관현악 작품 ‘마음의 찬가(Hymns of the Heart)’이 세계 초연된다. 이 작품에는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 학생들이 실로폰과 글로켄슈필 등의 악기로 참여하고 어린이 합창단이 시인 어맨다 고먼(Amanda Gorman)의 가사로 노래한다. 미 대통령 취임식 사상 최연소 시인으로 무대에 섰던 고먼도 내레이터로 참여한다.
■구스타보의 피에스타… 라틴 음악 축제
21일(금) 오후 8시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Celebrating Gustavo at the Bowl: Gustavo’s Fiesta’라는 제목 그대로 할리웃보울 전체가 거대한 라틴 음악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두다멜과 LA필은 전설적인 노르테뇨 밴드 로스 티그레스 델 노르테(Los Tigres del Norte)와 손잡는다. 여기에 그래미 수상 싱어송라이터 릴라 다운스, 여성들로만 구성된 선구적인 마리아치 그룹 마리아치 레이나 데 로스 앙헬레스, 클래식과 재즈·플라멩코를 넘나드는 스페인 가수 실비아 페레스 크루스가 합류한다. 콜롬비아 쿰비아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온 라 소노라 디나미타와 낭만적인 볼레로로 사랑받아온 로스 판초스도 무대에 오른다.
■푸 파이터스와 LA필… 록과 클래식의 경계를 허문다
22일(토) 오후 8시 세 번째 무대에서는 또 한 번 파격적인 조합이 펼쳐진다. 세계적인 록 밴드 푸 파이터스가 두다멜이 지휘하는 LA필, 그리고 YOLA와 한 무대에 선다.
데뷔 40년을 향해가는 푸 파이터스는 자신들의 시대를 대표해온 히트곡들을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섬세한 사운드와 함께 들려준다. 에두아르도 베탄쿠르, 호르헤 글렘, 모이세스 토레알바도 참여한다.
록 밴드와 심포니 오케스트라,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무대를 만드는 이 공연 역시 장르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온 두다멜다운 기획이다. 클래식 음악을 콘서트홀 밖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청중에게 다가가려 했던 그의 음악적 실험정신이 마지막 할리웃보울 주말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날의 공연 수익은 LA필과 산하 교육·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된다. 따라서 이 공연은 단순한 스타들의 협업을 넘어 두다멜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음악교육과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를 다음 세대로 이어간다는 의미도 갖는다.
■마지막은 고국 베네수엘라를 위해
그리고 23일(일) 오후 7시. 두다멜은 LA필 음악예술감독으로서 자신의 마지막 할리웃보울 무대를 고향 베네수엘라를 위해 바친다.
이날 ‘베네수엘라를 위한 콘서트(A Concert for Venezuela)’는 지난 6월24일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 자선음악회다. 두다멜이 LA필과 YOLA 단원들을 지휘하고 벡을 비롯해 에두아르도 베탄쿠르, 카페 타쿠바의 메메 델 레알, 호르헤 글렘, 나탈리아 라포우르카데, 라소, 모이세스 토레알바, 카를로스 비베스 등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다.
공연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유엔개발계획(UNDP)의 구호기금과 중남미개발은행(CAF)의 엘 시스테마 관련 기금에 전달돼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구호 활동과 피해를 입은 수백 명의 엘 시스테마 학생·교직원·가족 및 시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 마지막 공연은 두다멜에게 남다른 상징성을 갖는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한 그의 출발점에는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가 있었고, LA에서는 그 철학을 이어받아 YOLA를 음악교육과 사회적 변화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시키는 데 힘을 쏟아왔다. 그런 그가 LA필 음악예술감독으로서 할리웃보울에서 갖는 마지막 콘서트를 고국의 재난 피해자와 엘 시스테마 가족들을 위해 바치는 것이다.
티켓: www.hollywoodbow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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