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현대미술관 2026-27시즌 내달 개막
▶ 권원미 이사 창립 게펜 컨템포러리서

에밀리 마스트 작가의 세계 초연작‘플레이: 어 플레이’ [MOCA 제공]

창고의 건축과 맥락에 반응하는 4팀의 작품‘피겨링 스페이스’ [MOCA 제공]
LA현대미술관(MOCA)이 2026-27 시즌 ‘원미의 창고 프로그램’(Wonmi’s WAREHOUSE Programs)을 발표했다. 게펜 컨템포러리(The Geffen Contemporary at MOCA) 내 가변적 대형 공간인 웨어하우스에서 펼쳐지는 2026-2027 시즌은 오는 9월18일부터 2027년 3월까지 개최된다. 주요 테마는 ‘공동 저술(Co-authorship)’, ‘협업’, ‘집단적 실천’으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시즌 개막작은 마이크 켈리, 아니타 페이스, 스티븐 프리나가 1992년 공동 창작한 다원 공연 ‘트랩스의 비트’(Beat of the Traps)다. 9월18~20일 사흘간 선보이는 이 작품은 댄스 퍼포먼스, 타악기 리사이틀, 록 드럼 솔로, 록스타 과잉을 다룬 보드빌풍 독백, 그리고 공연 당시 빌보드 핫 100 1위 곡을 한자리에 모은다.
30여 년 만에 LA에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재구성 공연은 프리나의 회고전을 계기로 2025년 재탄생한 버전으로, LA 공연에는 애보트 알렉산더, 존 볼드윈, 프리다 일렉트라, M.B. 고디, 부치 노턴 등이 참여한다.
10월3일에는 LA 오케스트라 콜렉티브 와일드 업(Wild Up)과 함께하는 ‘데모크라시 세션스’가 열린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맞춰 미술관과 오케스트라 같은 공공 기관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약속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묻는 축제로, 올리버 리스의 대규모 작품 ‘갈랜드’(Garland) 미국 초연이 핵심이다.
130명의 연주자와 커뮤니티 합창단이 음악·움직임·소리의 행렬을 펼치며, 창고 공간을 무대이자 악기로 바꾼다. 수제 악기와 일상의 사물들, 심지어 종소리 화환으로 연결된 말까지 등장하는 이 작품은 민주주의를 ‘함께 하는 행위’로 상상한다.
이어 10월 23~25일에는 LA 기반 작가 에밀리 마스트의 세계 초연작 ‘플레이: 어 플레이’(PLAY: A Play)가 선보인다. 자유와 권위, 개인과 상호의존, 통제와 항복의 모순을 탐구하는 즉흥 퍼포먼스 프레임워크로, 스크립트 없이 여섯 명의 플레이어와 코치, 그리고 끊임없이 째깍거리는 시계만이 존재한다. 매 공연이 달라지는 이 작품은 “의심스러울 때는 플레이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협업과 즉흥을 새로운 삶의 실험으로 제안한다.
12월11~12일에는 로컬 아티스트 네 팀 ‘AMMA’(알렉사 듀란스 & 마일스 브레닌크메이예르), 구르무키 데사이 베블리, 제레미 드존 가이턴, 마미 그린/볼타가 창고의 건축과 맥락에 반응하는 ‘피겨링 스페이스’를 선보인다. 과거 경찰차 보관 창고였던 건물의 산업적 유산과 현재의 미술관 기능을 동시에 드러내는 움직임과 소리 작업이다.
시즌의 대미는 2027년 2월, 도쿄 기반 듀오 MES(타케루 아라이, 카나에 타니카와)의 첫 장시간 퍼포먼스 설치 ‘세이 세이/SE-I/SAY’ 세계 초연이 장식한다. 20세기 초 일본과 미국 아나키스트 운동의 연대, 특히 고토쿠 슈스이와 엠마 골드만의 교류를 탐구하며, 영상·열화상·현장 사운드스케이프·커스텀 색종이 설치를 통해 당시의 저항이 오늘날의 공동체 조직과 시위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묻는다.
알렉스 슬론 부큐레이터는 “공공 생활의 분열이 심화되는 이 시기에 팝, 안무, 즉흥, 장시간 퍼포먼스, 커뮤니티 주도 작곡을 넘나드는 세대 간·국제적 작가들이 모여 라이브 아트와 우리 시대의 집단적 순간이 어떻게 집단성을 구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뿌리는 한인 권원미 이사에게 있다. MOCA에서 35년 넘게 이사로 활동해 온 권원미 씨는 남편 권기홍 박사와 가족과 함께 리틀 도쿄 게펜 컨템포러리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창고 프로그램 창립 기금을 쾌척했다. 2019년 탄생한 ‘원미의 창고 프로그램’은 그 기금을 바탕으로 실험적 공연·설치·콘서트·영화·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리허설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서, 게펜 컨템포러리는 이제 단순한 전시관을 넘어 도시와 예술이 만나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티켓은 12달러(회원 10달러). 자세한 일정과 예매는 moca.org/warehou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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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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