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게티 센터 야외 여름 콘서트 시리즈
▶ ‘Off the 405’ 무대 장식, 사전 DJ 공연도
한국의 전통 판소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전 세계에 ‘조선 팝’ 신드롬을 일으킨 7인조 밴드 ‘이날치(LEENALCHI)’가 LA 게티 센터를 찾는다. 게티 미술관의 대표적인 야외 여름 콘서트 시리즈인 ‘Off the 405’의 초청을 받아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음악적 충격을 선사한다.
2019년 결성된 이날치는 보컬 3명, 베이스 2명, 드럼, 키보드로 구성된 독특한 독자적 라인업을 자랑한다. 록 밴드의 상징과도 같은 ‘기타’를 과감히 배제하고, 두 대의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묵직하고 리드미컬한 그루브 위에 판소리의 스토리텔링을 얹은 사운드는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미국의 전설적인 뉴웨이브 밴드 ‘토킹 헤즈’를 연상시킨다는 극찬을 받아왔다.
이날치는 정규 1집 수록곡 ‘범 내려온다’가 수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한국관광공사 홍보 영상을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한국대중음악상(KMA)에서 다관왕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또한 넷플릭스의 글로벌 다큐멘터리 시리즈 ‘미드나잇 아시아: 먹다. 춤추다. 꿈꾸다.’(Midnight Asia: Eat. Dance. Dream.)에 출연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굳혔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거장 데이빗 번이 설립하여 독창적이고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을 소개해 온 영향력 있는 레이블 ‘루아카 봅’(Luaka Bop)을 통해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게티 센터 공연은 이들의 본격적인 글로벌 무대 확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중대한 발걸음이 될 전망이다.
이날치의 탄생과 중심에는 베이스 연주자이자 팀의 프로듀서인 장영규가 있다. 그는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음악 감독 중 한 명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을 비롯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곡성’, ‘타짜’ 등의 영화음악을 담당했다.
그는 이날치 이전에도 한국 전통음악과 글램 록을 결합했던 파격적인 아트 팝 밴드 ‘씽씽’(SsingSsing)을 이끌며 미 공영 라디오 NPR의 간판 프로그램인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NPR의 진행자 밥 보일런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장영규 감독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전통 요소를 서구 음악 시장이 열광할 수 있는 현대적 언어로 번역해내는 탁월한 감각을 증명해 왔다. 이러한 그의 비전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날치의 무대는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하나의 현대 예술 퍼포먼스로 다가온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초청 콘서트에 그치지 않고, 현지 한인 디아스포라 및 현대 예술 커뮤니티와의 깊은 연대를 통해 풍성한 문화 축제로 꾸며진다. 게티 센터는 이번 행사를 위해 비영리 단체 ‘교포’(GYOPO)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교포’는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예술가, 문화 생산자들을 지원하고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단체다.
이날치의 본격적인 라이브 공연에 앞서, 행사장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의 한국 음악과 디아스포라 문화를 반영한 다채로운 사전 이벤트가 열린다. DJ 이.심(e.SIM)의 오프닝 DJ 세트가 현장의 열기를 달굴 예정이며, 아티스트 오세영씨가 직접 디자인한 독창적인 아티스트 포토부스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이러한 참여형 프로그램들은 이날치가 추구하는 ‘전통의 현대적 변주’라는 철학을 현대 미술과 대중문화, 그리고 지역 사회의 참여를 통해 입체적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Off the 405’는 LA를 관통하는 405번 고속도로에서 이름을 딴 게티 미술관의 시그니처 야외 여름 콘서트 시리즈다. 매년 여름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독창적인 뮤지션들을 초청해 게티 센터의 아름다운 중앙 정원과 안뜰에서 무료로 공연을 진행해 왔다.
산 정상에 위치한 게티 센터에서 내려다보는 LA의 야경과 이날치의 중독성 강한 베이스 리프는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시각적·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 당일 게티 미술관의 갤러리들은 야간까지 연장 운영되므로, 관객들은 낮에는 세계적인 미술품을 관람하고 저녁에는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현대적인 조선 팝에 몸을 맡기는 특별한 토요일 밤을 만끽할 수 있다.
<
하은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