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웃보울 하이라이트
▶ 여름밤 ‘영화음악’의 성지
▶ 빅스크린 영화 상영에 맞춘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감동
▶ ‘드래곤’ ‘탑건’ ‘아마데우스’
▶ 존 윌리엄스 헌정 콘서트도

[사진제공-할리웃보울]
여름밤 할리웃보울(Hollywood Bowl)은 세계 최대 야외 클래식 공연장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초대형 스크린에서는 명작 영화가 상영되고, 무대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영화의 음악을 실시간으로 연주한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대사와 효과음은 그대로 들으면서도 음악만큼은 녹음된 사운드가 아닌 생생한 라이브 연주로 감상하며, 어떻게 라이브 연주가 저렇게 영화 화면과 정확히 맞아떨어질 수 있는지 감탄스러움을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라이브 투 픽처(Live to Picture)’로 불리는 이 공연 형식은 영화와 클래식 공연을 결합한 대표적인 장르로 자리 잡았으며, 할리웃보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이를 선보이는 공연장 가운데 하나다.
1919년 오픈한 할리웃보울은 1922년부터 LA 필하모닉(LA Phil)의 여름 시즌 상설 공연장이 됐다. 이는 할리웃 사인(1923년), TCL 차이니스 극장(1926년)보다도 더 오래된 역사다. 미국 영화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와 함께 성장해온 만큼 할리웃보울은 자연스럽게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실제로 할리웃보울은 수많은 영화의 촬영 장소로 등장했다. 1928년 무성영화 ‘재즈 매드(Jazz Mad)’는 할리웃보울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장편영화였다. 이후 ‘스타 탄생(A Star Is Born)’(1937), TV 시리즈 ‘형사 콜롬보(Columbo)’, ‘원더풀(Some Kind of Wonderful)’, ‘앵커스 어웨이(Anchors Aweigh)’ 등 다양한 작품들이 이곳을 무대로 삼았다.
특히 1945년 뮤지컬 영화 ‘앵커스 어웨이’에서는 프랭크 시나트라와 진 켈리가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와 객석을 달려가는 장면이 지금도 영화팬들에게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당시 18대의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하는 장면은 실제로는 4명의 피아니스트 연주를 여러 번 녹음해 만들어졌는데, 그중 한 명이 훗날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는 16세의 안드레 프레빈이었다.
■영화를 ‘듣는’ 공연
오늘날 할리웃보울의 대표 프로그램은 영화 상영과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를 결합한 필름 콘서트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상영되고, 오케스트라는 원래 영화음악을 그대로 실시간 연주한다. 관객들은 영화를 다시 보는 동시에 영화음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롭게 체험하게 된다.
영화 속 감동적인 장면마다 실제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극장에서 들었던 사운드와는 또 다른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할리웃보울의 야외 공간과 여름밤 분위기는 일반 영화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몰입감을 만들어내는데, 특히 올 여름 시즌 필름 콘서트의 라인업도 다음과 같이 화려하다.
■‘드래곤 길들이기’ 콘서트
오는 8월9일(일) 오후 7시30분부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대표작 중 하나인 ‘드래곤 길들이기(How to Train Your Dragon)’ 콘서트가 열린다.
영화가 대형 HD 화면으로 상영되는 동안 유명 영화음악가이자 지휘자인 데이빗 뉴먼(David Newman)이 이끄는 할리웃보울 오케스트라가 존 파월의 웅장한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며, 바이킹 소년 히컵과 용 투슬리스의 우정을 그린 영화의 감동을 더욱 깊게 전달하게 된다.
■‘탑건: 매버릭’ 콘서트
8월15일(토) 오후 8시부터 열리는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 필름 콘서트는 올 여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공연 가운데 하나다. 톰 크루즈 주연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탑건: 매버릭’이 상영되는 동안 할리웃보울 오케스트라가 해럴드 폴터마이어, 한스 짐머, 레이디 가가가 만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특히 영화 음악 제작에도 참여했던 영국의 작곡가 론 발프(Lorne Balfe)가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투기 비행 장면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야외 공연장에서 빚어내는 환상의 조합이 기대되고 있다.
■‘아마데우스’ 콘서트
9월3일(목) 오후 8시부터 펼쳐지는 ‘아마데우스(Amadeus)’ 필름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밀로시 포먼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아마데우스(1984)’가 상영되는 동안 LA필하모닉과 퍼시픽 코랄이 모차르트의 명곡들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영화 전체가 사실상 모차르트 음악으로 구성된 작품인 만큼 필름 콘서트 형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영화 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 헌정 공연’
이어 9월4일(금)과 5일(토), 6일(일)까지 사흘간 ‘영화 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 헌정 공연’이 펼쳐진다. 이 공연은 매년 할리웃보울을 대표하는 영화음악 콘서트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족 단위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공연 중 하나다.
LA필하모닉과 지휘자 데이빗 뉴먼이 ‘E.T.’, ‘죠스’, ‘레이더스’, ‘해리 포터’, ‘스타워즈’, ‘수퍼맨’, ‘쥬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링컨’ 등 존 윌리엄스의 대표 작품들을 연주하는데, 올해 공연은 예년보다 더욱 많은 영화 영상이 함께 상영돼 실제 영화와 음악이 결합된 콘서트의 성격을 한층 강화했다.
■할리웃보울서만 가능한 경험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음악이 할리웃보울에서는 다시 독립적인 콘서트 작품으로 살아난다. 할리웃보울이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영화와 함께 성장해온 공연장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스크린 속에서는 영화가 흐르고, 무대 위에서는 수십 명의 연주자들이 숨을 맞춘다. 관객들은 익숙한 영화를 보면서도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음악의 힘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할리웃보울의 필름 콘서트는 단순히 영화를 다시 보는 이벤트가 아니라, 영화와 음악이 하나의 예술로 완성되는 순간을 직접 체험하는 여름 최고의 문화 축제로 사랑받고 있다.
티켓: hollywoodbow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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