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 5개월째 생산 확대
▶ 100불 넘던 유가, 60불 후반으로
▶ 국가 재정 메우려 감산카드 접어
▶ UAE·러시아·이라크 등도 가세
▶ 중 수입 축소… 유가 반등 ‘안갯속’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30%까지 올랐던 유가가 이란 전쟁 이전 수준인 6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막혔던 수출을 보상받기 위해 5개월 연속 증산을 결정하고 걸프산 원유 수요마저 줄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8월부터 하루 생산 쿼터를 18만 8000배럴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1개국과 비(非)OPEC 산유국 10개국이 연대한 동맹체다. 이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이라크·쿠웨이트·알제리·카자흐스탄·오만 7개국이 매달 회의를 통해 원유 생산 계획을 논의해오고 있다.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리는 이유는 멈췄던 거래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이란 전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브렌트유는 6일 장중 71.61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도 장중 배럴당 68.30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감소, 비(非)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 확대, 그리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실시한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영향이다. 최근 들어 호르무즈해협 물동량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도 있다. 이렇듯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을 줄여야 하지만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산유국들은 공급 확대의 유혹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글로벌 원유 공급 시장은 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공급 과잉 상황이었다. 이에 OPEC+는 올해 1분기까지 증산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4·5월에는 하루 총 20만 6000배럴, 6·7월에는 하루 18만 8000배럴을 각각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만약 OPEC+가 8월 2일 열리는 회의에서 9월 증산을 이어갈 경우 2023년 공급 과잉 우려로 단행했던 하루 평균 165만 배럴의 감산 효과는 사라진다.
이 외에도 시장에는 통제할 수 없는 공급 증가 요인이 있다. 5월 OPEC과 OPEC+를 탈퇴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수익 증대를 위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OPEC+ 가입국인 이라크도 생산량 쿼터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원유 저장 시설들이 피해를 입으면서 수출로 밀어내고 있다. 이에 러시아 서부 항구를 통한 원유 출하량은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7월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생산량이 증산 계획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OPEC에 따르면 OPEC+의 일일 생산량은 2월 4277만 배럴에서 5월 3313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케플러(Kpler)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수출량은 하루 962만 배럴로 이란 분쟁 직전 3개월간의 평균치인 하루 1840만 배럴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원유 가격의 열쇠는 호르무즈해협의 물동량 회복 속도와 중국의 수입 확대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6월 해상 원유 수입량은 하루 584만 배럴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에너지 전문 칼럼니스트인 클라이드 러셀은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가 실제 데이터에 잡히려면 최소 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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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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