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홍 HUB 가든그로브 대표
챗GPT로 가게 홍보 글을 쓰고, AI로 이력서를 걸러내고,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고객 응대를 하는 한인 사업체가 부쩍 늘었다. 그리고 빠르고 편리한 AI 덕분에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많다. 그런데 이런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우려도 적지 않다. 올해부터 일반 배상책임보험(CGL)에 AI 관련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삽입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사업체 소유주들이 알아둬야 할 내용들을 정리했다.
우선 보험 보장의 “AI 제외” 조항이다.
일반 배상책임보험은 사업체가 제3자에게 피해를 줬을 때 소송 비용과 합의금 등을 보상해 주는 기본 보험이다. 한인 비즈니스 대부분이 가입해 있는 보험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 1월, 미국 표준 보험 약관을 만드는 ISO(Insurance Services Office)가 새 조항 세 가지를 내놨다. ‘CG 40 47’과 ‘CG 40 48’ ‘CG 35 08’이라는 번호가 붙은 이 조항은 생성형 AI와 관련된 사고를 기존 보험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보험사들이 이 조항을 붙이면, AI 관련 클레임은 보상받을 수 없다.
문제는 이 조항들이 갱신 서류 속에 조용히 끼어 들어온다는 것이다. 물론 이 조항은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으로 붙는 게 아니라 보험사가 선택해 결정해야 하는 옵션 사항이다. 그래서 이 조항의 유무는 보험사마다 다를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지금까지 AI 사고도 보험이 커버해 주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들이 명확히 “AI는 우리 책임 밖”이라고 선을 긋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고용주는 보험에 이 조항이 포함돼 있는 지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
그러면 실제로 어떤 사고가 생길 수 있을까? 한인 사업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예상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식당과 소매점으로 챗GPT로 쓴 소셜미디어 홍보 글이 경쟁 업체를 비방하는 내용으로 해석돼 명예훼손 소송이 들어올 수 있다. AI가 생성한 광고·마케팅 글로 인한 명예훼손, 허위 광고, 저작권 침해 등은 이제 기존 CGL로 보상받기 어렵다.
두 번째는 인테리어 및 건설업으로 기술자가 AI 챗봇에 시공 방법을 물어봤다가 잘못된 답변을 받아 그대로 따랐고, 결국 고객 집에 피해를 줬을 때 이런 재산 피해 사고도 AI 제외 조항이 적용되면 보상이 안 된다.
세 번째는 인력 채용 관련인데 AI 이력서 스크리너를 썼다가 나이·장애·국적을 이유로 지원자를 차별했다는 소송을 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로 만든 로고나 이미지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다른 회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 보험이 아닌 업주 본인이 소송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실제 소송 사례를 살펴보면 2023년 한 온라인 과외 업체는 AI 채용 도구가 55세 이상 여성 지원자와 60세 이상 남성 지원자를 자동으로 탈락시켰다는 이유로 EEOC(연방 고용기회평등위원회)에 소송을 당해 합의금을 냈다. 또 올해 6월에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이 AI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회사 Workday를 상대로 한 차별 소송에서 기각 신청을 대부분 거부했다. Workday의 AI가 나이·인종·장애를 이유로 지원자를 걸러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주목한 것은 Workday뿐 아니라 그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고용주들도 함께 책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전문가들은 세 가지를 권한다. 첫째, 새로 갱신된 보험 서류에서 “CG 40 47” 또는 “CG 40 48”이라는 번호를 찾아보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면 보험 에이전시에 연락해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둘째, AI 라이트백(write-back) 보증서를 추가하는 것이다. AI 제외 조항이 있더라도, 별도 보증서를 추가해 다시 커버리지를 살릴 수 있다. 이를 라이트백(write-back) 보증서라고 한다. 추가 비용이 들지만, 소송 한 건에 드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셋째, AI 전용 배상책임보험을 알아본다. 뮌헨 리 산하 HSB가 올해 3월 소·중견기업을 위한 AI 전용 배상책임보험을 처음 출시했다. 이 보험은 AI로 인한 신체 부상, 재산 피해,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등을 전담 커버한다. 마케팅·소셜미디어·영업 등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중소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보다 명확한 대비를 하고 싶다면 담당 보험 에이전시와 논의할 것을 적극 권한다.
문의 (800)943-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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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HUB 가든그로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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