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방문후 귀국…靑홍보수석 “파병 아니라면 기술적 지원도 가능”
▶ 국방차관 “파병 결정된 바 없어…안전·국익 종합 고려해 검토 중”

지난 2024년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전투기 호위 받으며 비행하는 해군 해상초계기(P-8A) [연합뉴스 자료사진][2026.09.08 송고]
'호르무즈 파병' 여건 파악 등을 위해 중동에 파견됐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10일 귀국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현지조사단은 조사 활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현지조사단은 공항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을 피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귀국했다.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그만큼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단은 우리 전력이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UAE에는 미군의 대표적인 중동 내 기지인 알다프라 공군기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에 파견할 수 있는 자산으로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을 유력하게 검토해 온 만큼 알다프라 기지 내 P-8 운용 여건 등을 확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사단에는 국방부 관계자뿐 아니라 외교부 실무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에 따르면 파병 후보지에 파견되는 현지 조사단은 복귀 후 조사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조사단 활동이 현지 상황 파악 등 일종의 '초벌 검토'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파병 여부에 대한 정책적 결정 절차로 곧바로 이어지는 수순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지조사단 방문은 파병을 전제로 한다거나 파병을 준비한다기보다, 전반적 상황을 평가하고 검토하기 위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파병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선 국민의 안전이나 국가의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귀국한 만큼, 조만간 파병 여부를 둘러싼 방향성이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의사 결정의 최종 책임자로, NSC에서 모든 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논의가 진척된다면 파병 관련 안건이 내주께 NSC에 올라갈 가능성도 일각에선 거론되지만, 정부는 현재 파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신중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성 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 방식을 놓고 다양한 옵션이 있는데, 구체적 방식은 아직 최종 결정된 바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다양한 옵션'에 파병 외에 어떤 것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기술적 지원도 있을 수 있겠다"며 "파병이라는 방식으로 전투병이나 비전투병 같은 부분을 고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방식의 기여 방안도 한번 지혜롭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실제 우리 병력이 투입되는 데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무인 장비 등 다른 방식의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호르무즈 관련 기여 수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압박을 가하는 점은 한국에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사양하겠다!'(No thanks!)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글 이후 미국 측으로부터 각급 채널을 통해 호르무즈 기여를 요청하는 움직임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압박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미측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그때까지 파병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최근 정부 내에서는 과거보다 더욱 검토가 신중해진 기류도 감지된다.
이미 정부가 미국과 수개월간 전력 등을 포함해 실질적 기여방안을 협의해 온 상황에서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인데, 오히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예정된 한미간 고위급 접촉 등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도 관심이다.
한미 국방당국은 다음 주 부산에서 하반기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기여는 전통적으로 KIDD에서 다뤄지는 동맹 사안은 아니지만, 미국 측이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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