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미세플라스틱·PFAS 등 유해물질 노출 줄이는 법
▶ 플라스틱 대신 나무·유리·스테인리스 사용 권장
▶ 달라붙지 않는 프라이팬도 노출 요인으로 지목
▶ 일회용 생수병보다 스테인리스 물병 사용 추천
건강하게 먹기 위해 나는 몇 가지 간단한 원칙을 따른다. 과일과 채소, 콩류, 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을 많이 먹는다. 생선과 두부, 가금류 같은 지방이 적은 단백질을 먹고, 요구르트와 케피어,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발효식품도 즐긴다. 그리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사탕, 감자칩, 기타 초가공식품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20년 동안 영양 분야를 취재하면서도 나는 건강한 식사의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음식과 접촉하는 플라스틱 제품들이다. 점점 더 많은 연구들은 영양가가 높은 음식조차도 미세플라스틱과 가소제, 그리고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는 기타 합성 화학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몸속에 축적될 수 있는 아주 작은 입자로, 심장질환과 기타 건강 문제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고혈압, 불임, 대사질환, 심지어 일부 암과도 관련된 인공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속으로 운반하는 이러한 화학물질에는 프탈레이트, BPA, 그리고 PFAS 또는 ‘영원한 화학물질’로 알려진 과불화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이 포함된다.
플라스틱 제품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우리 집 실내 공기 속에도 있고, 물에도 있으며, 옷에도 있고, 많은 화장품에도 들어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는 가장 흔한 경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이다. 연구자들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에서 플라스틱 입자가 음식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욕 아이칸 의과대학의 역학자인 샤나 스완 박사는 플라스틱과 기타 화학물질이 건강과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전문가다. 그녀는 “이러한 화학물질은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즉시 대사될 수 있다”며 “소변으로 배출되기도 하지만, 그동안 이미 해를 끼친다. 그리고 일부는 몸속에 그대로 남는다”고 말했다.
스완 박사와 다른 전문가들은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한다. 올해 초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플라스틱 식품 용기와 통조림 식품 및 음료,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개인 위생용품 같은 포장 제품을 피했더니 단 1주일 만에 소변 속 플라스틱 관련 화학물질의 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인터뷰한 일부 전문가들은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압도적으로 느껴질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간단한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고 미시간주립대 식품과학·인간영양학과의 부교수인 코트니 캐리냔은 말했다. 그녀는 플라스틱 화학물질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그녀는 “이 문제 때문에 스스로를 너무 괴롭힐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노출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우리 가족이 최근 주방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바꾼 여섯 가지다.
▲플라스틱 조리도구 대신 나무 조리도구
우리는 플라스틱 뒤집개와 플라스틱 조리용 숟가락, 플라스틱 도마 등 모든 플라스틱 조리도구를 치웠다. 2024년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조리도구가 음식 속으로 상당한 양의 미세플라스틱과 더 작은 입자를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조리용 숟가락으로 끓는 물 속에서 파스타를 저을 때나, 플라스틱 도마 위에서 음식을 썰고 다질 때 이런 일이 발생한다.
이 변화는 비교적 쉽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았다. 우리는 플라스틱 제품을 금속 뒤집개와 나무 및 대나무로 만든 조리용 숟가락, 도마로 교체했다.
▲논스틱 프라이팬 대신 무쇠와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2024년 연구에서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즉 테플론으로 코팅된 논스틱 프라이팬이 음식 속으로 화학물질을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래서 우리는 논스틱 프라이팬을 버리고 직경 10인치짜리 무쇠 프라이팬으로 바꿨다. 온라인에서는 3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스테인리스 냄비와 프라이팬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무쇠 프라이팬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데 적응하는 데는 약간 시간이 걸렸다. 처음 몇 번 만든 오믈렛은 프라이팬에 들러붙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본 결과, 사용할 때마다 먼저 약한 불에서 몇 분간 프라이팬을 예열한 뒤 식용유를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렇게 하면 달걀이나 다른 음식이 프라이팬에 달라붙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 식품용기 대신 유리 용기
내가 이야기를 나눈 모든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이나 액체를 절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말라고 말했다. 2023년 연구에서는 물과 소스, 기타 액체 식품을 플라스틱 용기에 몇 달 동안 보관할 경우, 냉장 보관하거나 실온에 두더라도 수백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방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특히 전자레인지 사용이 “다른 어떤 사용 환경보다도 음식 속으로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변화였다. 우리 집에는 아직도 플라스틱 식품용기가 몇 개 있다. 하지만 절대로 전자레인지에는 넣지 않는다. 대신 유리 식품용기 세트를 구입해 소스나 남은 음식 등을 보관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 사용한다. 유리 식품용기 세트는 월마트나 다른 식료품점에서 20달러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식료품을 살 때도 가능하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제품은 피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자주 먹는 아침식사 가운데 하나는 플레인 그릭요거트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판매한다. 하지만 나는 화이트 마운틴이라는 브랜드가 유리 용기에 담긴 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기농 제품이며 맛도 좋고, 우유와 살아 있는 유산균 두 가지 재료만 들어 있다.
▲플라스틱 블렌더 컵 대신 스테인리스 컵
수년 동안 우리 가족은 플라스틱 블렌더 컵이 달린 소형 블렌더로 스무디를 만들어 마셨다. 그러나 호주 뉴캐슬대학교 연구진이 2023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고속 플라스틱 블렌더가 음식 속으로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음식을 갈 때 블렌더 내부에서 발생하는 ‘강한 나선형 운동’이 블렌더 컵 안쪽 벽면에 상당한 전단력을 발생시키며, 이 마찰 때문에 플라스틱 입자가 음식 속으로 방출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나는 플라스틱 블렌더 사용을 중단하고 스테인리스 블렌더 컵이 포함된 뉴트리불릿(Nutribullet) 블렌더를 구입했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다. 약 50~75달러 정도다. 하지만 사용하는 횟수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였다. 더 저렴한 대안으로는 30달러 이하의 유리 블렌더도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다.
▲플라스틱 물병 대신 스테인리스 물병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은 환경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도 방출할 수 있다.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2024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인기 있는 생수 브랜드 세 가지를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 1리터에는 평균 약 24만 개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에서는 생수병과 탄산음료 병 등에 흔히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포함해 모두 일곱 종류의 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플라스틱 생수병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지역에 살거나 그런 곳을 여행할 때가 그렇다. 그러나 깨끗한 수돗물이나 정수된 식수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캐리냔은 “나는 생수를 마시는 양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밖에 나가 있는데 목이 마르면 그때는 구할 수 있는 물을 마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가족은 외출할 때마다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온라인에서는 개당 1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나는 하루 종일 필요할 때마다 수돗물을 채워 마신다. 커피숍에서 뜨거운 커피나 차를 살 때도 이 텀블러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종이컵 안쪽에는 새지 않도록 얇은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 있다. 연구에서는 이런 일회용 종이컵의 코팅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뜨거운 음료 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서 나는 바리스타에게 일회용 종이컵 대신 내 금속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달라고 부탁한다.
▲통조림 대신 말린 식재료
식품과 음료 캔의 내부에는 일반적으로 부식을 막기 위해 얇은 플라스틱 코팅이 되어 있다. 그러나 연구에서는 이러한 코팅에서 화학물질이 음식과 음료로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콩과 병아리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품 가운데 하나다. 영양가가 높고 가격도 저렴하며 아이들도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여러 번 먹기 때문에 나는 통조림 콩과 병아리콩을 사는 대신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나는 말린 콩과 병아리콩을 대량으로 구입해 일주일에 한 번씩 하룻밤 동안 물에 불린다. 다음 날 아침에는 끓는 물에 소금 약간과 생마늘을 넣고 삶는다. 그런 다음 유리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일주일 내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모든 통조림 식품을 피하는 것은 아니다. 통조림은 매우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일부 통조림 식품은 집에서도 쉽게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직접 만든 것이 비용도 더 적게 들고 맛도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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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had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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