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염병 던지고 자녀 위해 위협까지
▶ 구글 CEO 연설에 대학생들 집단 퇴장
▶ “회사 로고 박힌 옷 입지 마” 단속
인공지능(AI)의 발달로 각종 악용 사례와 구조 조정 등이 가속화하면서 AI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에서 AI 확산에 불만을 품고 테크 기업을 상대로 난동을 부리는 테러 시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화염병에 자녀 위해 위협까지...커지는 ‘AI 테러’ 우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앤트로픽 본사에 한 남성이 로비에 무단 잠입한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의 남성은 출입증을 소지한 직원의 뒤를 바짝 따라들어간 뒤 보안 직원들에게 앤트로픽 경영진 중 한명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들이대며 “이 사람은 살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자택에 화염병이 투척된 사건도 있었다. AI 활용 보험회사인 코기는 올해 초 회사 셔틀버스가 파손되는 일을 겪었다. 니코 라쿠아 코기 CEO는 회사 카페 앞에 사람들이 멈춰 서서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 퍼붓는 일이 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분석 업체 라이프래프트에 따르면 AI 기업 수장과 데이터센터 등을 겨냥한 디지털 위협의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석 달 전보다 약 7배 증가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앤트로픽과 오픈AI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협박 신고에 여러 차례 대응했다. 이중에는 익명의 남성이 자신의 작품이 AI에 도용 당했다고 주장하며 회사 직원 자녀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한 사건도 포함돼 있다.
◆ 구글 CEO 졸업 연설에 학생 200명 퇴장
미국 대학가에서는 AI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연단에 오르자 수십 명에서 최대 200명 규모의 학생들이 자리를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학생은 “구글 AI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감시를 돕고 있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현장에서는 팔레스타인 깃발도 등장했다. 학생들은 구글의 정부·군사 프로젝트 참여와 AI 기술 활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 CEO는 이날 AI보다 삶에 대한 낙관과 도전에 초점을 맞춰 연설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5월 애리조나대 졸업식에서는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가 AI 발전을 언급하자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BBC는 “AI가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 감시나 군사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불신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42%는 AI가 자신의 취업 기회와 임금 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33%), X세대(39%), 베이비붐 세대(37%)보다 높은 수치다.
◆ “회사 로고 박힌 옷 입지 마” 실리콘밸리 ‘문단속’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안전과 규제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안전과 규제 마련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예상보다 거센 반발에 기업들은 AI 기술의 사회적 효용성과 잠재적 이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홍보 방향을 전환하며 경계심이 높아진 대중들의 마음을 풀려고 노력 중이다.
이와 동시에 임원 경호를 강화하고 직원들에게도 테러 위험 가능성을 안내하는 등 신변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경우 임원 경호 지출액이 2025년 약 300만 달러(45억 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도 보다 약 150% 증가한 수치다.
실리콘밸리에서 오랫동안 경호 전문가로 활동해온 나비 누메어는 AI 기업들이 표적 공격의 위험성 때문에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노출된 복장 착용을 점점 더 만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는 자신들을 향한 반발이 실업에 대한 대중들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사람들은 ‘당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말을 들으면 쇠갈퀴를 들고 일어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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