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릿 저널은 이달 초 작년 킴벌리 길포일이 그리스 대사 의회 인준을 앞두고 후원자에게 흔적이 남지 않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계좌로 10만 달러를 보내 달라며 “나를 위해 당신이 꼭 이 일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텍스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상대방은 전 켄터키 연방 하원의원 후보였던 에릭 디터스로 세금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도움을 바라고 있던 사람이었다. 길포일은 그에게 신임 국세청장에게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보여주며 100만 달러까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길포일은 UC 데이비스를 나온 검사 출신으로 한때 개빈 뉴섬 가주지사의 부인이었으며 2024년까지 도널드의 아들 주니어의 약혼녀였던 사람이다. 이 보도가 나온 후 길포일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 주 사임하고 말았다.
이와 거의 동시에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된 케이티 재커라이아가 취임 5일만에 사임했다. 역대 대변인중 최단 기록이다. 그전까지 최단 기록 보유자로 취임 10일만에 해임된 도널드 1기 백악관 홍보국장 앤소니 스카라무치는 이 소식을 듣고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가 해임된 것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며 벅벅 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변호사가 아님에도 변호사라고 내세우며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 시설을 공격해 경유가가 오르고 있다던 도널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상대방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라고 하면서도 러시아가 이를 지킬 경우 자신도 따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에 답했다.
거기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장거리 드론 공격에 필수적인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스타실드에 장애가 일어났다. 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뿐이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내에서도 반발이 일자 도널드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사람이 머스크도 자신도 아니며 누군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눈 가리고 아옹’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일 것이다.
도널드의 푸틴에 대한 선물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고 린지 그레이엄이 발의한 후 상원에서 86대 11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러시아 제재법이 발효되기 직전 그는 행정 명령을 통해 효력을 무기한 정지시켰다. 이로 인해 제재 대상에 올라 있던 러시아 관리들과 정부 및 금융기관, 석유 회사, 그리고 이를 수입하던 나라들까지 모두 면책됐다. 이 법은 국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대통령은 그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했는데 도널드는 바로 그 국익을 이유로 이 조치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뭐가 국익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조치 이후 러시아는 개전 이후 최대 공격을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향해 퍼부었다. 그레이엄 의원 후임자로 임명돼 올 11월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그 동생 달린을 포함 공화당내에서도 비판이 일자 도널드는 자신은 평화 협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회담장에서 몰아내는 어리석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경유 수입도 허가했는데 이런 조치들로 러시아는 45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으로 도널드가 누구 편에 섰는지는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어졌다.
도널드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이란전으로 경유 값이 나날이 오르며 이에 분노한 전통적 지지 기반인 농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 전쟁으로 농산물 판로는 줄어들고 대대적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농장 노동자 구하기는 힘들어지고 있다.
중간 선거를 2주 남겨 놓고 도널드가 경합주인 미시건이나 메인, 뉴햄프셔를 놔두고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아이오와, 캔자스, 알래스카 등지를 돌아다니는 것만 봐도 판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기다 도널드 지지도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지지율은 33%로 역대 최저다. 반대는 66%로 역시 최고다. 거기다 반대하는 사람 중 52%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 가운데는 지지 38%, 반대 62%로 나타났다.
또 경제에 대해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또한 10년만에 처음이다. 하원 후보 가운데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사람은 공화당보다 8% 포인트 많았는데 이는 7월의 3% 포인트보다 늘어난 것이다. 도널드를 통제하기 위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야 한다는 사람도 58대 39로 공화당보다 많았다. 이런 모든 지표들은 앞으로 2주 남은 중간 선거가 공화당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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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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