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지난 몇 주 동안 코넬대 학생들은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4년 코넬대학교의 남학생 사교클럽인 ‘카이 파이’ 프래터니티 하우스에서 발생한 여학생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재개되면서,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해당 이슈가 끊임없이 회자되며 파장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SAT 상위 1%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둔 한 졸업반 학생은 “코넬대 지원을 다시 생각해 보려고요”라며 지원을 재고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미국 전역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코넬대학교 조기전형(ED) 지원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토론 대회에서 상위 2%에 랭킹 된 또 다른 고3 학생은 대입 상담을 받던 중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 자신의 스냅챗 피드를 가득 채운 코넬대 사건 관련 새 스토리를 찾아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코넬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잠시 말문이 막혔던 저는 사건에 대한 혐오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 채 그 학생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직 10대인 학생에게 그대로 대답해 주기에는 너무 격한 말들이 머릿속을 맴돌아, 애써 고개를 저으며 떨쳐내야 했습니다. 속에서는 분노가 끓어올랐지만 겉으로는 침착함을 유지한 채, “범죄자...”라는 간신히 절제된 한 마디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리더십 프로그램 지원서를 준비하던 열네 살의 수구(워터폴로) 유망주와 대화를 나룰 때도 그 학생이 느끼는 답답함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코넬대 사건과 완전히 떼어 놓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리더십 지원서의 에세이 문항이 바로 “현재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직면한 중요한 문제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그 학생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특권 의식”이라는 한 단어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자신을 위해 은퇴까지 미뤘던 코치를 진심으로 존경했던 그는, 그런 코치가 학부모들의 청탁을 받아 “거짓말과 부정행위”를 일삼는 학생들을 수구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과정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팀 전체의 수준이 떨어져요. 실제로 팀의 기량은 가장 실력이 뒤처지는 팀원이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에요.” 그 학생은 대표팀의 잘못된 관례를 매우 날카롭고 현명하게 통찰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수준 높은 엘리트 집단이라고 해도 그 안에는 언제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코넬대를 둘러싼 언론의 비판이 그토록 거세게 들끓었던 것은 이번 사건이 정말 끔찍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비뚤어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극단적인 수단까지 동원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들은 프래터니티 파티라는 베일 뒤에서 자신들의 본색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특별한 노력 없이도 특혜나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 “특권 의식”과 다양한 형태의 “공격성” 사이의 연관성은 여러 범죄학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습니다. 폭력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므로 단 하나의 원인만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특권의식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대적 행동이나, 강압,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넬대 캠퍼스 경찰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 역시 “신체적으로 굉장히 강도 높은 폭행을 당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 퍼진 가해자 7명의 사진 속 모습을 보면, 하나같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웃고 있어 그들이 그토록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도무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문의 (213)999-5416
mkim@ivoryw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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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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