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는 경쟁에서 앞서는 아이를 우수한 학생이라고 생각해 왔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남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고, 리더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성공적인 교육의 결과라고 믿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혼자 얼마나 뛰어 난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얼마나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여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AI 시대에는 정보와 지식에 접근하는 것 자체보다 다양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서로 다른 전문성을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이러한 능력을 얼마나 가르치고 있을까?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함께 성과를 만드는 능력이다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학생회장, 클럽 회장, 팀장 등 리더십 직책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을 만난다. 물론 리더의 경험은 가치가 있다. 하지만 직책을 가졌다는 사실이 곧 리더십을 갖추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회장이 아니더라도 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책임지는 학생이라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그룹 프로젝트를 생각해 보자.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한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다른 팀원들은 배우거나 기여할 기회를 잃는다.
반면 각자의 강점을 파악해 역할을 나누고, 의견이 충돌할 때 서로의 생각을 경청하며, 부족한 부분을 함께 보완하는 학생은 결과물뿐 아니라 팀 전체의 역량을 성장시킨다. 이러한 경험이 바로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훈련이다.
특히 미국의 다문화 교육 환경은 이러한 역량을 기르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이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운다.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은 미래 글로벌 리더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부모의 질문이 자녀의 경쟁력을 바꾼다
이제 부모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자녀가 그룹 프로젝트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네가 팀장이었니?”, “네가 제일 많이 했니?”, “몇 점 받았니?”라고 묻기보다 “친구들과 의견이 달랐을 때 어떻게 해결했니?”, “다른 친구에게서 무엇을 배웠니?”, “네가 팀에 기여한 것은 무엇이었니?” 라고 질문해 보자. 이러한 대화는 자녀가 경쟁의 결과뿐 아니라 협력의 과정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가정에서도 이러한 교육은 충분히 가능하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계획하거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 자녀에게 의견을 묻고 역할을 맡겨보자.
부모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함께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배우도록 돕는 데 있다. 이러한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 자녀는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물론 협력이 개인의 실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탄탄한 학업 능력과 전문성이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기여도 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교육은 개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개인의 탁월함을 공동의 성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가 남보다 앞서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제는 한 가지 질문을 더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다른 사람의 능력을 인정하고, 함께 일하며, 공동의 성공에 기여할 줄 아는가?
AI가 많은 지적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에도 인간에게는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형성하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진정한 미래 인재는 자신이 뛰어난 사람임을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까지 더 뛰어나게 만드는 사람이다.
<
세라 박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 교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