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여름·환승’ 사고 집중
▶ 이전 수하물 스티커 제거
▶ 수하물 추적 앱·에어 태그 활용
▶ 환승 시 1~2시간 여유

연간 100만 건 이상의 항공기 수하물 사고가 발생한다. 이전 수하물 스티커를 제거하고 수하물 추적 앱 등을 사용하면 분실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로이터]
한 가족은 3년 전 항공기 위탁 수하물과 관련된 미스터리한 경험을 했다. 뉴욕에서 출발해 독일 공항에 도착했을 때, 옷을 담은 여행 가방 하나가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여행을 떠난 지 약 열흘이 지난 뒤에야 그 가방이 코네티컷에 있는 집 현관 앞에 배송된 사실을 알았다. 12월과 1월은 이처럼 항공기 수하물 분실 사고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항공사들이 수하물 처리 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달 수천 개의 위탁 수하물이 분실되거나 엉뚱한 곳으로 보내지는 일이 발생한다.
■ 수하물 사고 연간 100만 건 이상
연방 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국내 항공사 9곳은 항공기에 실린 수하물 약 2억2,600만 개 가운데 110만 개를 분실하거나 파손·지연·도난당하는 등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약 2억3,400만 개 수하물 중 120만 개가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20년 전보다 수하물 추적 시스템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피해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수하물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무선주파수식별’(RFID)과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해 왔다. 대표적으로 델타항공과 알래스카항공은 수하물 보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행기가 도착한 뒤 20분이 지나도록 수하물이 수하물 찾는 곳에 도착하지 않으면 항공 마일리지나 향후 이용할 수 있는 크레딧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 환승 지점 사고 다발 지역
위탁 수하물 관리 책임은 기본적으로 항공사에 있다. 체크인부터 수하물 찾는 곳까지의 운송은 물론, 지연된 수하물을 나중에 배송하는 일도 항공사의 몫이다. 위탁 수하물 운송은 보통 체크인 카운터나 수하물 위탁 장소에서 시작된다. 항공사는 항공편 정보가 담긴 바코드 라벨을 가방에 부착하고, 자동 판독기가 이를 읽어 처리한다.
이후 수하물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교통안전청’(TSA)의 보안 검색 구역으로 이동한다. TSA는 내용물이 훼손된 수하물과 관련해 매년 수백 건의 승객 민원을 접수한다. 이중에는 가방 안의 물품이 사라지거나 잠금장치와 지퍼가 파손됐다는 신고도 포함된다. 보안 검색을 통과한 수하물은 분류·대기 구역으로 옮겨지고, 수하물 처리 직원들이 이를 항공기 적재 구역으로 운반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하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주로 환승 지점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하물이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유망한 기술로 ‘개별 운반 시스템’(Individual Carrier System) 등이 꼽힌다. 이 시스템은 각 수하물을 ‘무선주파수식별’(RFID) 태그가 부착된 전용 운반함에 넣어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가방마다 전용 운송 수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공항의 구조와 배치에 따라서도 수하물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터미널 사이의 거리가 매우 먼 공항에서는 환승 수하물 처리가 더 복잡해지는데, 아메리칸항공의 최대 허브인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이 대표적인 사례다.
■ 12, 1, 7월 사고 많은 시기
위탁 수하물을 이용해야 한다면 여행 일정을 예약할 때 공항의 규모와 혼잡도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날씨와 연휴 기간의 여행객 증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수하물 처리 사고를 분석한 트래블 불러틴 연구에 의하면 연말연시 여행객 급증이 겹치는 겨울철이 위탁 수하물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2024년과 2025년의 경우에는 7월에 수하물 처리 사고가 가장 많았는데, 그해 12월과 1월도 비슷한 규모의 사고가 발생했다. 12월과 1월, 7월에는 공항 이용객과 위탁 수하물이 급증하면서 수하물 처리 직원과 항공사, 공항 시스템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자동차협회는’(AAA) 겨울철 연휴 여행 시 수하물 처리 사고를 피하려면 여행객이 몰리는 날짜를 피하라고 권고한다. 올해 추수감사절의 경우 연휴 직전인 11월 24~25일(화·수요일)과 그 다음 일요일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며,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12월 19~23일이 여행객이 집중되는 시기다.
■ 이전 스티커 제거하고 수하물 추적 앱 사용
2019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수하물 추적을 위한 ‘무선주파수식별’(RFID) 기술을 전 세계 항공업계가 도입하도록 지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IATA는 수하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메시징 표준’의 도입도 권고했다. IATA는 당시 “이번 결의에 따라 항공사들은 기존 바코드 외에도 RFID 칩이 내장된 수하물 라벨을 도입을 권고했다”며 “RFID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잘못 처리된 수하물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공항 및 지상조업 업체와 협력해 수하물 처리 사고를 예방하는 절차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델타항공과 에어뉴질랜드, 알래스카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이 기술을 도입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일부 공항에서만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수하물 처리 사고율이 가장 높은 아메리칸항공 등은 아직 기술을 전면 도입하지 않고 있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은 승객에게 수하물 추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내 수하물 추적’(Track My Bags)과 같은 앱을 이용하면 항공사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애플 ‘에어태그’(AirTag) 같은 개인용 추적 장치를 가방에 부착해 이중으로 추적할 수도 있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가방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가방이 잘못된 경로로 이동하는 것까지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때 간단한 방법으로 수하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이전 항공편에서 붙인 수하물 스티커와 바코드 태그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직항편을 예약하는 것도 수하물 분실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환승해야 한다면 공항과 노선에 따라 60분에서 2시간 정도 충분한 환승 시간을 확보해야 항공사가 수하물을 다음 항공편으로 옮길 여유가 생긴다.
수하물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내용 가방에는 필수품과 귀중품, 갈아입을 옷 한 벌 등만 넣는다. 여행 가방과 내부에 든 물품을 사진으로 찍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았다면 공항을 떠나기 전에 항공사에 신고하고, 분실 물품이나 대체 물품 구입 비용에 대해 항공사와 크레딧카드가 보상 혜택을 제공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공사가 가방을 잘못 처리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승객이 실수로 찾아간 것인 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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