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은 이순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었다. 왜장 와키자카 연합함대의 규모는 110척이 넘었고 왜수군의 수는 1만 명이 훨씬 넘었다. 그 규모의 장대함은 드넓은 한산 앞 바다를 꽉 채우고도 남았다.
이런 위기 때에 이순신은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휘하에 있는 50여 척의 배를 가지고 정면으로 맞섰다. ‘위기에 강한 리더십’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어떤 두려움과 위험도 감수하고 돌파하겠다는 모험심과 어디서 싸워야 승산이 있느냐 라는 탁월한 전략을 통해서 위기에 강한 리더십은 산출된다. (노승석의 ‘이순신의 리더십’ 중에서)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은 ‘과연 어디서 싸워야 승산이 있느냐’는 지리적 전략(geographic strategy)의 문제를 가지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장고(長考) 끝에 이순신은 물길이 좁고 물살이 급해서 누구라도 한 번 들어오면 살아 나갈 수 없는 율돌목(명량)을 택했다.
율돌목의 폭은 평균 500미터 내외다. 가장 좁은 곳은 324미터에 불과하다. 암초가 차지하는 부분과 육지와 섬의 바위 턱을 제외하면 실제로 배가 다닐 수 있는 폭은 120미터 내외다. 좁은 협곡 안에는 엄청난 위험과 재앙이 내재한다. 이순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이 다 안 된다고 포기한 그 위험한 길을 앞질러 나가 앞길과 퇴로를 막는 것이다. 승리를 위해서 죽음을 담대하게 내놓는 것이 그의 핵심 전략이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을 앞두고 말했다. “일부당경 족구천부 (一夫當逕 足懼千夫), 담대한 한 사람이 막다른 골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
소년 다윗이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과 맞서 싸울 때 그냥 나가지 않았다. 담대한 믿음과 전략을 가지고 나갔다. 유다와 블레셋 양 진영 배후에 산이 병풍처럼 가로막고 있다. 그 사이에 낮은 엘라 골짜기가 가로질러 있는 곳을 마주 바라보고 두 진영은 팽팽하게 대치했다. 오래 지속되는 긴장을 깬 것은 블레셋의 골리앗이다. 골리앗은 양쪽 대표 두 사람의 대결로 승부를 가르자고 제안한다.
소년 다윗은 이 제안을 받고 높은 구릉을 떠나 혼자 엘라 골짜기에 있는 시내로 내려갔다. 그곳에 당도하여 쥐기 좋은 돌을 고른다. 큰 싸움이 시작되기 직전인데 소년 다윗의 눈에는 온갖 아름다운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벌과 나비, 다윗의 주변을 맴도는 잠자리의 비행은 다윗을 응원하는 친구들 같다.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은 친근하고 평화롭다. 다윗은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화살기도를 드렸다.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다윗은 무릎을 펴고 일어났다. 다윗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때 건너편 불레셋 진영에서 다윗의 하나님을 경멸하고 다윗을 무시하는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다윗은 갑자기 적진을 향해 내 달리기 시작한다. 그의 손에는 물매와 시내에서 고른 돌 다섯이 꼭 쥐어져 있다.
저 만큼 골리앗이 보일 때 다윗은 저가 모욕하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외친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 오늘 온 땅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하리라.” 그때 돌은 다윗의 물매에서 힘차게 떠났고 블레셋은 곧 치명타를 입고 넘어졌다. 당신은 리더인가.
다윗처럼 위기에 강한 리더가 되라. 다윗처럼 심연의 골짜기로 내려가 하나님께 기도하라. “주님이여, 내가 어디서 싸워야 할 바를 알게 하옵소서.” 믿음으로 위기를 환대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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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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