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 아일랜드’ 밀착 강화
▶TSMC 구마모토 공장 설립 이후 대만 반도체 협력사 진출 잇달아
▶ 이토추·대만 1위 시스텍스 합작
▶ 대만 신주 과학단지 벤치마킹한 ‘구마모토 사이언스 파크’ 구체화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 설립을 계기로 시작된 대만과 일본의 반도체 동맹이 구마모토현을 품고 있는 규슈섬 ‘실리콘 아일랜드’를 띄우고 있다. TSMC를 따라 대만 반도체 협력 업체들이 일본으로 진출하고 일본도 맞춤형 지원으로 화답하며 양국의 밀착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이토추상사의 자회사이자 시스템통합(SI) 기업 이토추테크노솔루션스(CTC)는 최근 후쿠오카시에 대만 시스텍스와 정보기술(IT)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 합작사는 일본으로 진출하는 대만 기업을 대상으로 시스템 개발과 네트워크 장비 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2위인 CTC가 대만 최대 SI·IT 기업 시스텍스와 합작한 배경에는 대만 기업의 일본 진출 증가세가 있다. 시스텍스는 대만 현지에서도 TSMC의 IT 인프라 건설을 담당하는 만큼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협력 업체들이 일본에서도 신속하게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실제로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대만의 일본 직접투자 승인 건수는 2024년 99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28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규슈를 기반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러브콜’이 대만 기업들을 더욱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반도체에 민관 투자로 68조 엔(약 591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규슈 지역은 지하수가 풍부해 1980년대 일본 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끈 만큼 이상적 입지를 지니고 있다. 최근 규모 7.1의 강진에도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들이 조기 복구에 성공하며 우수한 재해 대응력까지 입증했다는 평가다.
규슈섬의 핵심 지역인 구마모토현의 반도체 생태계도 강점으로 꼽힌다. 구마모토 주변에는 TSMC의 고객사인 소니 이미지센서 공장과 도쿄일렉트론 등 핵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까지 더해지면서 TSMC는 구마모토에 제2 공장 건설에 착수한 데 이어 소니와 1조 엔을 투입해 2029년부터 차세대 이미지센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대만 신주과학단지를 모델로 한 ‘구마모토 사이언스파크’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 부동산 개발 기업 미쓰이부동산은 지난달 반도체 집적 거점 사이언스파크의 운영법인을 구마모토현에 설립하고 대만 연구기관과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쓰이부동산은 피지컬 AI·반도체 기반 센터(PASTEC)도 사이언스파크 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 제조를 넘어 피지컬 AI 분야로까지 대만과의 협력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안보 문제도 양국의 협력을 밀착시키는 요인이다. 대만 싱크탱크 중화경제연구원(CIER)은 이달 21일 ‘2026 대만·일본 테크 고위급 포럼’을 열고 양국의 공급망 협력 필요성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만이 웨이퍼 제조와 첨단 패키징에 강점을 지니고 있고 일본이 소부장에 전문성을 지닌 만큼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통해 ‘민주주의 진영’ 공급망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가 공유됐다.
이에 대만 정부도 정책적 지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대만·일본 공동 연구개발(R&D) 계획’을 통해 반도체·AI 등 5대 핵심 산업 분야에서 대만 기업과 일본 기업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비용의 최대 50%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은 이달 3일 한 포럼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 보완하는 대만과 일본을 중화권 무협소설 의천도룡기의 ‘의천검과 도룡도’에 비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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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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