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초청·취업·난민·DV 등 전 분야 규제, 93개국 이민자 영주권·비자 수속 직격탄
▶ 새 ‘공적부조’ 규정으로 영주권 심사 강화, “4년간 합법이민 최대 240만명 감소” 전망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과 추방을 넘어 가족초청과 취업이민, 난민, 영주권 등 사실상 모든 합법 이민 분야에 대한 규제를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미국의 합법 이민 문호가 크게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7일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이민 신청 처리 중단과 국무부의 해외 비자 발급 제한, 공적부조 심사 강화 등을 통해 합법 이민 전 분야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민권자가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 가족을 초청하는 경우는 물론 기업들의 외국인 인력 채용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의 이민정책 설계를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일련의 정책이 향후 미국으로 들어오는 합법 이민자 수를 대폭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전미정책재단(NFAP)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대통령 임기 4년 동안 미국의 합법 이민을 기존 예상치보다 33~50% 줄여 총 150만~240만명의 합법 이민자가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이민 감소와 추방, 임시보호신분(TPS) 종료 등까지 포함할 경우 노동력 감소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NFAP는 현재의 이민정책이 지속될 경우 2028년까지 미국 경제에서 약 1,900만 ‘노동연수’에 해당하는 노동력이 사라지고, 2025~2028년 미국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누적 규모도 약 1조9,00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합법 이민 제한은 영주권 추첨 프로그램인 ‘다양성 비자’(DV)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행정부는 약 5만5,000건에 달하는 DV 관련 수속을 사실상 중단했으며, 당첨자들이 미국에 입국하거나 미국 내에서 영주권자로 신분을 조정하는 것도 제한하고 있다.
DV-2026 당첨자들에게는 시간이 특히 중요한 문제다. 국무부 규정상 오는 9월30일까지 비자를 발급받거나 영주권 신분을 취득하지 못하는 2026회계연도 DV 당첨자는 이후 당첨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난민 입국도 대폭 축소됐다. 포브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난민 등을 제외하고 난민 입국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전했다. NFAP는 바이든 행정부 마지막 해 연간 12만5,000명이었던 난민 수용 상한과 비교할 때 현 정책으로 향후 4년간 예상 합법 이민자 수가 약 47만명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가별 입국 및 비자 제한도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6일 발표된 조치에 따라 나이지리아와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등 39개국 국민의 이민·비이민 비자 입국이 국가별로 전면 또는 부분 제한됐다.
이어 국무부는 지난 1월 75개국 국민에 대한 이민비자 수속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들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공공복지 이용 가능성을 재검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39개국 입국 제한 대상과 75개국 비자 수속 중단 대상에는 중복되는 국가가 있어 두 조치를 합하면 총 93개국 국민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NFAP에 따르면 이들 93개국 출신 가운데 2023회계연도에 미국 영주권을 받은 사람은 48만1,46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만6,550명은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 직계가족이었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은 연방법원에서 잇따라 법적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연방 법원은 여러 국가 출신 신청자의 망명과 영주권, 시민권, 취업허가 등의 심사를 보류해온 USCIS 정책을 위법하다고 판단해 무효화했다. 정부는 이에 항소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도 관련 집단소송들이 진행되고 있다. 북가주 연방법원에서는 다수 국가 출신자의 이민 신청 처리를 중단한 USCIS 정책과 DV 프로그램 중단을 각각 문제 삼는 소송이 진행 중이며, LA 연방법원에서는 75개국 출신자에 대한 비자 수속 중단 조치를 둘러싼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영주권 신청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은 지난 7월 확정된 새로운 ‘공적부조’ 규정이다. 국토안보부(DHS)는 2022년 도입된 기존 공적부조 규정을 폐기하고 이민 당국이 신청자가 향후 정부 복지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보다 폭넓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민권자가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 부모, 형제자매의 영주권을 스폰서하는 경우에도 신청자의 향후 소득과 공공복지 이용 가능성 등에 대한 판단에 따라 영주권 신청이 거부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민법 전문가들은 강화된 공적부조 규정이 합법 이민을 제한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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