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고 모던한 실내, 최신 유행 반영
▶ “너무 크고, 튄다”…‘맥맨션’비판도

뉴스타 일등부동산 에디 오 대표는 최근 워싱턴 지역에서 오래된 주택을 헐고‘거대한 흰색 저택’으로 재건축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변화가 없던 워싱턴 지역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 풍경이 있다. 오래된 집이 철거된 자리에 새하얀 외벽과 검은 창틀, 모던한 외관을 갖춘 초대형 주택이 들어서는 모습이다. 버지니아 맥클린과 비엔나, 메릴랜드 포토맥과 베데스다 등 비교적 넓은 대지에 자리한 저택들이 ‘거대한 흰색 주택’(Giant White House)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러 매체에서 ‘거대한 흰색 주택이 어떻게 미국을 점령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부동산 추세와 시장 변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자이언트 화이트 하우스’로 불리는 이들 주택은 대부분 기존의 오래된 단독주택을 허문 뒤 같은 부지에 훨씬 큰 규모로 신축된다. 건물은 대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지어지고, 새하얀 외벽과 검은색 창틀, 높은 지붕, 넓은 유리창, 개방형 실내 구조를 갖춘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디자인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게 된 가장 큰 계기로 HGTV 등 주택 리모델링 프로그램을 꼽는다. 이 프로그램(Fixer Upper)을 통해 현대적인 전원주택(Modern Farmhouse) 스타일이 대중화되면서 흰색 외벽과 검은색 포인트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국적인 유행으로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뉴스타 일등부동산 에디 오 대표는 “일단 모던한 주택이 건축 비용에서도 유리하고, 무엇보다 바이어 10명 중 9명이 심플한 현대식 디자인을 선호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디자인인 만큼 구매자들의 선호도도 높고, 비슷한 설계를 반복 적용할 수 있어 설계와 시공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토지 가격이 높은 맥클린이나 포토맥 지역에서는 작은 집을 허물고 더 큰 주택을 지어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수익성 높은 개발 방식으로 알려져 이 지역의 오래된 집을 찾는 부동산 개발업자들도 몰리고 있다”며 “이렇게 재건축된 집들은 일단 최대한 넓게 부지에 꽉 차게 지어 넓은 거실과 대형 주방, 홈오피스, 피트니스, 영화관, 와인 저장고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대저택으로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고 최근의 경향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획일적인 디자인으로 지역 고유의 건축 개성이 사라지고, 지나치게 큰 건물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나치게 큰 건물이 대지를 거의 다 채우면서 녹지 공간이 줄어들고 에너지 소비도 증가한다는 환경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 건축 평론가들은 이러한 주택을 과거에 유행했던 ‘맥맨션’(McMansion: 크고 화려하지만 개성없고 실속없는 저택)의 현대판 ‘맥맨션 2.0’이라고 부르며 비판하고 있다. 이전 세대의 화려한 장식 대신 미니멀한 흰색 외관을 채택했을 뿐, 지나치게 큰 규모와 높은 수익성을 추구한 개발 방식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러한 흰색 저택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바이어들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넓은 생활공간을 선호하고 개발업자들에게도 가장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한편 우후죽순 무분별한 재건축이 이웃 간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서로를 배려하던 인심은 사라지고 천박한 자본주의만 부추긴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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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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