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0% 오른데 이어 내년 14% 추가 인상***연방 보조금 종료에 가입자 부담 ‘눈덩이’
▶ “의료 접근성 악화… 무보험자 증가 우려”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건강보험료가 올해 큰 폭으로 오른 데 이어 내년에도 두 자릿수 인상이 예고되면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한인 중산층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비영리 의료정책연구기관 KFF와 피터슨 헬스케어센터가 9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2027년 오바마케어(캘리포니아의 경우 커버드 캘리포니아) 마켓플레이스 보험료를 중간값 기준 14% 인상하는 방안을 각 주 보험당국에 제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6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접수된 보험료 인상안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보험사는 10~20% 인상을 요구했으며, 20개 보험사는 20%가 넘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보험료 인하를 신청한 보험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 같은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ACA 보험료는 지난해 최종 평균 인상률 20%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하게 된다. 2025년과 비교하면 2027년 보험료는 30% 이상 오르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험료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연방정부의 확대 보험료 세액공제 종료를 꼽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확대됐던 보조금이 2025년 말 종료되면서 많은 가입자의 월 보험료가 두세 배까지 치솟았고, 상대적으로 건강한 가입자들이 보험시장을 떠나면서 의료비 지출이 많은 가입자 비중이 높아졌다. 그 결과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상승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병원 진료비와 입원비, 처방약 가격 상승도 보험료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고가의 GLP-1 계열 약물 사용이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의료 인력 인건비 상승과 전반적인 물가 인상,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도 보험료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험료 인상은 연방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중산층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기준을 초과해 보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소규모 사업체 종사자들은 인상분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도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은 만큼 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보조금 종료 이후 ACA 가입자 수도 급감했다.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ACA 가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60만명 감소했다. 오하이오와 오클라호마는 가입자가 32% 이상 줄었고, 애리조나와 미시간, 미네소타,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도 25% 이상 감소했다. 플로리다는 약 44만3,000명이 보험을 해지해 전국에서 감소 인원이 가장 많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약 5만2,100명이 줄어 전국 평균보다 감소 폭이 훨씬 작았다. 이는 주정부가 자체 예산으로 일부 보험료 보조금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을 포기한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직장보험 등 다른 보험으로 이동하지 못한 채 무보험 상태에 놓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ACA 시장은 직장보험이나 메디케이드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보험시장인 만큼, 보험료 급등은 의료 접근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뉴멕시코는 주정부 예산으로 연방 보조금 감소분을 자체 지원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ACA 가입자가 약 14% 증가했다. 주정부 차원의 지원이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가입자 이탈을 막는 데 효과를 거둔 사례로 평가된다.
보험사들은 오는 15일까지 2027년도 보험료 인상안을 최종 제출할 예정이며, 각 주 보험당국의 심사를 거쳐 최종 인상률이 확정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의료비 상승과 가입자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만큼 일부 조정이 있더라도 내년에도 두 자릿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한인 중산층 가계의 의료비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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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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