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주에 울려 퍼진 ‘우리 가락’ 남기고 영면
▶ 11일 새벽 레이시 자택서 향년 83세로 별세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전통예술단체인 만성풍물놀이의 황의선 단장이 지난 11일 오전 6시 50분 레이시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3세.
황 단장은 40년 넘게 만성풍물놀이를 이끌며 워싱턴주 한인사회에 우리의 전통 가락과 흥을 전파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풍물놀이를 단순한 공연예술이 아닌 한민족의 정체성과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는 문화유산으로 여기며 지역사회 곳곳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단원들과 한인사회는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황 단장은 최근까지도 건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열린 타코마한인회장 취임식에서도 직접 단원들을 이끌며 힘찬 풍물놀이 공연을 선보였고, 한두 달 전에도 지인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일 정도로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만성풍물놀이는 지난 수년간 시애틀과 타코마를 비롯한 워싱턴주 주요 행사에서 빠지지 않고 공연을 펼치며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 열린 시페어(Seafair) 퍼레이드에서는 광역시애틀한인회 퍼레이드팀에 합류해 장구와 북, 꽹과리, 징이 어우러진 신명 나는 연주로 관람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타코마한인회의 광복절 행사와 각종 한국문화축제, 지역사회 기념행사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세대를 넘어 우리의 전통 소리를 알리는 데 헌신했다. 행사장마다 울려 퍼진 풍물놀이의 힘찬 장단은 한인들에게는 고국에 대한 향수를, 미국인들에게는 한국 문화의 역동성과 흥을 전하는 소중한 문화자산이 됐다.
주변에서는 황 단장을 “언제나 무대 맨 앞에서 북채를 들고 단원들을 독려하던 참된 예술인”이자 “한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후배 양성에 열정을 쏟았던 큰 어른”으로 기억하고 있다.
한 단원은 “황 단장님은 우리에게 단장이기 전에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늘 ‘우리 소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풍물놀이를 이끌어 오셨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셔서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20여 년 동안 워싱턴주 곳곳에 한국 전통의 신명과 울림을 전해온 황의선 단장의 마지막 북소리는 멈췄지만, 그가 남긴 우리의 가락과 문화에 대한 사랑은 만성사물놀이 단원들과 한인사회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으로는 부인 황성리씨와 장남 상연, 장녀 부연씨 등 1남1녀가 있다.
고인의 장례 일정은 추후 유가족과 만성사물놀이 측을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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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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