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용화 로드맵 꺼낸 현대차
▶ 박민우 “승부처는 기능아닌 데이터”
▶ 190개국 판매망 기반으로 고도화
▶ 2028년엔 엔비디아 솔루션 기반
▶ 레벨2++ 적용 차량 내놓을 계획
현대차그룹이 11일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제시한 전략의 핵심 개념은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다. 양산 차량에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검증에 활용하고, 고도화된 모델을 다시 차량에 적용해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신속하게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연간 7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본격 탑재되기 시작하면 실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정성균 포티투닷 아트리아그룹 리드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5년 이내에 경쟁사들이 누적한 데이터의 양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용화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2+ 기능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레벨2++ 적용 차량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계산대로라면 본격 양산 5년 뒤인 2033년에는 테슬라 등 선두 경쟁사의 누적 주행 데이터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 레벨2+는 운전자 감독 아래 고속도로 등 특정 조건에서 손을 떼고 주행(핸즈오프)할 수 있는 주행 보조 기술이며, 레벨2++는 이를 일반도로·도심 구간까지 확대한 단계다.
2029년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아트리아 AI’ 기반의 레벨2++ 차량을 양산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부사장) 겸 포티투닷 AD 디비전 리드는 “2027년까지 주행·주차·능동안전 등 다양한 기능을 완성도 높게 구현할 것”이라며 “이후 2028년은 많은 ‘엣지 케이스(예외적인 주행상황)’ 데이터를 모아 정말 안전한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기간, 2029년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유럽 등에서 안전 인증 획득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재 40여 대의 데이터 수집 전용 차량을 주야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AI 모델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4대 핵심 기술을 전면 도입했다. 모델이 학습하기 까다로운 주행 상황을 자동 선별하는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 이를 반복 학습에 즉각 반영해 개발 주기를 단축하는 ‘컨티뉴어스 트레이닝’, 갓길 주정차 차량 회피나 급가속·급제동 등 돌발 상황 및 자율주행 해제 시점을 자동 기록하는 ‘스페셜 이벤트 리코더’ 등이다. 또 센서 사양이 제각각이던 현대차·기아, 포티투닷, 미국 로보택시 합작법인 모셔널의 수집 체계를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10’으로 일원화해 통합 공유망을 구축하는 ‘데이터 유니언’도 가동 중이다.
자율주행 모델의 두뇌 역할을 고도화하기 위해 비전언어행동모델(VLA)도 더한다. VLA는 시각 정보 인식과 언어 기반 추론, 행동 생성을 하나의 모델로 결합하는 기술로 복잡한 주행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설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회사 측은 “VLA는 AI가 단순히 주행하는 수준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추론하며 행동하는 피지컬 AI 구현의 핵심 기술”이라며 “자율주행을 시작으로 로보틱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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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유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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