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보도… “액체·고체연료 미사일 생산, 최소 수백발 조립능력 추정”
▶ “이란 미사일 완전 해체 어려워…美 선전해온 전쟁 성과도 훼손”
이란이 지하 시설에서 비축해 놓은 부품을 조립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과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WSJ에 전쟁 초기 단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와 생산 시설을 집중 타격했음에도 이란이 쉬지 않고 미사일을 다시 조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발사 직전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액체 추진 미사일과 발사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 고체 추진 미사일 모두 재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활동은 이란 남동부의 코지르의 미사일 시설 등 몇몇 지하 기지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게 이들 당국자의 전언이다.
이들은 특히, 이란이 공격을 피하기 위한 새로운 지하 미사일 생산 기지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미사일 및 부품 생산을 위한 시설을 다수 파괴한 데다 해상 봉쇄로 부품과 고체 연료 재료 수입이 어려워진 만큼 전쟁 전에 비해 생산량이 적지만, 기존 부품을 활용해 새 미사일을 조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선전해온 전쟁의 주요 성과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란의 무기 비축량과 미국과 걸프 지역의 요격 미사일 비축량의 소모전에서 이란이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비영리기구 미사일방어지지동맹(MDAA)의 탈 인바르 수석분석가는 "시설에 대한 공습이 없으면 손상된 인프라를 복구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새 부품을 구입해 시설에 비축할 수 있다"며 "이란이 미사일 생산 능력을 재건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순진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이란의 군사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주장해왔다.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했는지 여부에는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미 국방부(전쟁부) 숀 파넬 수석대변인 역시 "이란의 드론, 탄도미사일 해군 산업 기지의 90%를 파괴했다"며 이란의 공격 능력이 "상당히 약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WSJ은 이란이 지난 6월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짧은 소강 국면을 활용해 군사 능력을 재건해왔다고 짚었다.
한 미 당국자는 이란이 이 시기에 소량 생산을 재개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보유 중인 부품으로 최소 수백발의 미사일을 조립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이란 군사 전문 방문연구원인 짐 램슨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는 전쟁 전 이란이 완성된 탄두, 기체, 유도 및 제어 시스템 등 부품을 비축해뒀다며 이란이 다시 만들 수 있는 미사일 규모가 "수백기 또는 아마도 수천기"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인바르 수석전문가는 이란이 여전히 수천기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물론 이란이 미사일 생산을 전면적으로 재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랍 지역 당국자들은 액체 추진체 제조에 필요한 화학 시설과 고체 연료 생산을 위한 산업용 믹서가 손상된 것이 이란의 미사일 생산 전면 재개에 걸림돌이 된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란은 이미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대거 타격을 받았지만, 신속하게 미사일 생산을 재건하는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 움직임을 강하게 경고하면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파리정치대학의 이란 전략 전문가 니콜 그라예프스키는 "시설을 파괴하려 시도할 수도 있고, 미사일 자체를 파괴하려 시도할 수 있지만 (이란의 미사일 생산) 재건 능력은 핵 프로그램보다 더 빠르며 시설이 상당히 분산돼 있다"며 "이란이 이처럼 정교한 미사일 인프라를 구축한 건 바로 이러한 점(추가 공습)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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